밍크고래 4마리 추정...시가 6억 상당
포항해경 "단일 사건으로 최대 물량"
경북 포항해양경찰서 형사들이 지난 3일 포항항에서 불법 고래 운반선을 적발해 어선 창고에 있던 고래고기를 꺼내 살펴보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대게잡이 배로 불법 포획한 고래를 운반해 온 일당이 해경에 적발됐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9.77톤급 자망 어선 선장 A(56)씨와 선원 등 5명을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3일 오후 9시쯤 동해에서 불법으로 잡은 고래고기를 어선에 싣고 포항항으로 들어오다가 첩보를 입수한 해경에 붙잡혔다.
자망 어선은 대게나 가자미를 잡는다. 하지만 선장 A씨 등이 탄 배의 창고에는 밍크고래 4마리로 추정되는 고래고기 339자루(해경 추산 시가 약 6억 원)가 실려 있었다.
해경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또 이들에게 고래를 넘겨준 포획선을 추적하고 있다.
A씨는 과거에도 불법으로 잡은 고래를 운반하다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를 의도적으로 포획하는 건 불법이다. 밍크고래 등 일부 고래가 그물에 걸린 혼획, 해안가로 떠밀려 온 좌초, 죽어서 해상에 떠다니는 표류의 경우 잡아서 해경에 신고한 뒤 판매할 수 있다. 불법으로 고래를 잡거나 운반·유통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해경 관계자는 "이들이 운반한 불법 포획 고래 수는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라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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