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진압 경찰 출신 존 리 부총리 출마설
SCMP "홍콩이 경찰국가 된다는 뜻"

캐리 람(오른쪽)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해 6월 취임한 존 리(왼쪽) 정무부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정부 수반)이 다음달 8일 치러지는 장관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진압에 앞장섰던 경찰 출신의 존 리 정무부총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람 장관은 4일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행정장관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적으로 내 가족과 관련한 이유다”며 “그들은 이제 내가 집으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홍콩 행정회의와 중국 정부에도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임 가능성이 유력했던 람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부족 등으로 중국 정부의 신임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일 광둥성 선전에서 홍콩 마카오를 관장하는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로부터 차기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한 중앙정부의 의중을 전달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존 리 홍콩 정무부총리. 홍콩=AP 연합뉴스
차기 행정장관으로는 현 행정부 2인자인 리 부총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경찰 출신인 리 부총리는 2017년 보안장관을 맡아 2019년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주도하고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앞장 선 뒤 지난해 정무부총리에 임명됐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홍콩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안보 분야 경험자를 행정장관으로 선택한다면 리 부총리가 적임자일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다음 타깃은 중국일 수 있으며 홍콩이 반중 정서의 근거지 역할을 한 전적을 고려해 안보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리 부총리가 행정장관으로 선택된다면 홍콩은 경찰국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날 것이라는 말이 정가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후보 등록을 시작한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14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다. 출마 희망자는 선거인단 최소 188명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하고 출마 자격 심사를 거쳐 출마 자격을 얻게 된다. 친중 인사로 포진된 선거인단에서 간접 선거로 선출되며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오는 7월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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