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위성' 개발 등 경제성 극대화
군 당국이 지난달 30일 첫 성능 검증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와 관련, 무기 전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발사체에 위성 대신 탄두를 탑재하면 군사용 무기로 탈바꿈할 수 있지만, 고체 발사체 개발 목적은 ‘경제성 극대화’에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최종 목표는 초소형 위성을 가급적 많이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4일 취재진에게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설계와 기술 발전 목표가 완전히 다르다”며 시험발사 당시 불거진 미사일 기술 적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요격체계 발전에 따른 생존성 확보가 중요한 반면, 우주발사체는 경제성과 비용이 첫 번째 고려 요소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우주발사체는 안전한 곳에 떨어져야 해 쏠 수 있는 구역이 제한된다”며 “미사일과 설계가 같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짜장면 배달엔 벤츠보다 오토바이"
실제 군 당국이 고체 발사체 개발에 나선 가장 큰 목적도 경제성에 있다. 액체연료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만큼, 수명이 짧은 소형(100~500㎏) 또는 초소형(100㎏ 이하) 위성 탑재에 적합하다. 2020년 7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우주발사체에 들어가는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설명하면서 “짜장면을 배달하는 데 비싼 벤츠(액체발사체)보다는 오토바이(고체발사체)가 필요하다”고 비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군 당국은 2025년쯤 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고도 500㎞)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첫 시험발사는 기본기술 검증을 위해 안전이 보장된 서해상에서 실시됐지만, 3년 뒤에는 실험용 위성을 실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통상 고체 추진 발사체는 1~3단은 고체 연료로, 마지막 4단에는 액체 연료를 탑재한다. 정확도를 높이려면 연료 효율이 높고 재점화가 가능한 액체 연료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액체 연료는 도중에 밸브를 열고 닫으면서 재점화해 방향 조정이 가능한 데 반해 고체연료는 한 번 점화하면 중간에 멈추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기술, 北에 훨씬 앞서"
군 당국이 본 발사까지 성공할 경우 고체연료 기술을 활용한 초소형 ‘정찰위성’ 대량 투입의 길이 열린다. 과거 중대형(500㎏ 이상) 위성이 하는 지구 관측 및 사진 촬영 등의 역할을 초소형 위성이 군집을 이뤄 할 수 있다. 획기적 기술 진전의 1등 공신은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및 해제다. 군 관계자는 “아직도 미사일 지침이 적용됐다면 해외에서 발사체를 사와 초소형 위성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체 연료 기술과 관련, 북한에 비교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고체연료 기술은 북한에 훨씬 앞섰고, 액체연료 역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된 백두산 엔진은 맹독성 물질(사산화이질소)을 연료로 써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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