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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 최대 생산' 아프간 탈레반, 양귀비 재배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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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 최대 생산' 아프간 탈레반, 양귀비 재배 금지한다

입력
2022.04.04 17:40
수정
2022.04.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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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마약 생산·복용·운반 전격 금지
국제사회 인정 위한 노력으로 보여
생계 의존하는 국민 많아 실효성 의문

지난 2014년 4월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의 양귀비밭에서 한 농부가 일을 하고 있다. 잘랄라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14년 4월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의 양귀비밭에서 한 농부가 일을 하고 있다. 잘랄라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 재배와 유통을 전격 금지했다. 세계 최대 아편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벗을지 이목이 쏠린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가 이날 포고령을 통해 전국의 양귀비 재배를 금지했다고 전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계속 재배를 하다 적발되면 양귀비는 즉각 파괴할 것이며 재배자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아프간에서는 아편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마약 생산과 복용, 운반 등도 모두 금지됐다.

탈레반이 대대적인 마약 단속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공식 정부로 인정받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마약성 작물 재배 금지는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부에 요구해온 핵심 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프간은 전 세계 아편의 85%가량을 생산하는 '최대 마약 생산국'이다. 2021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연도의 아프간 아편 생산량은 6,800톤으로, 이는 약 320톤의 헤로인을 추출할 수 있는 양이다.

탈레반은 지난 2000년 아프간을 통치할 때도 양귀비 재배를 금지해 1년 만에 생산량의 90%를 줄였다. 하지만 이듬해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두둔했다는 이유로 미군의 공격을 받아 축출당하자 점령지 농가로부터 양귀비 판매액 일부를 '보호비 명분'으로 거둬들여 조직 유지에 이용해왔다.

이번 조치는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탈레반 집권 이후 서방의 각종 제재와 전국적인 내전으로 경제난이 심화해 양귀비 재배로 생계를 유지하는 국민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아프간의 아편 관련 수익 규모는 18억~27억 달러(약 2조2,000억~3조3,000억 원)로 국내총생산(GDP)의 6~11%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해 특히 남서부 농업지대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헬만드주(州)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는 한 농부는 통신에 "다른 작물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선 양귀비 재배를 포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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