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PH129 월세 4,000만 원...최고가 경신
갤러리아포레 전세 75억...직전 최고가보다 4억↑
서울에서 사상 최고가 전월세 계약이 나왔다.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둔 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임대차법 개정을 예고한 민감한 시기에 등장한 최고가 계약이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6층) 임대차 계약이 지난달 21일 보증금 4억 원·월세 4,000만 원에 체결됐다. 월세로는 역대 최고가다. 지난해 7월 서울 성동구 아크로포레스트 전용 264.546㎡(47층)가 보증금 20억 원에 월세 2,700만 원이었는데 이보다 월세가 1,300만 원이나 비싸다. 아직 등기부등본에는 계약 내용이 반영 안 돼 PH129 신규 임차인이 개인인지, 법인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전셋값 또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5일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전용 271.21㎡는 전세보증금 75억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2월 청담동 브르넨청담 전용 219.96㎡(71억 원)였다.
이 같은 최고가 전월세를 일반적인 거래로 보기는 어렵지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하며 하락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2% 떨어져 전주(-0.03%)보다 하락 폭이 줄었다.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2년을 맞는 8월에는 전월세 시장 혼란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2020년 7월 31일 이후 인상률 5% 이내로 2년 연장한 계약이 종료되면 보유세 부담이 부쩍 커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는 임대차법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그러나 현재 172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개정에 반대한다면 국회 통과가 어렵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인수위의 임대차 정책 방향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상률 5% 이내로 2년 연장 계약을 하는 집주인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적용을 위한 실거주 요건 2년 중 1년을 인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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