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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왕국'에 균열 생기나...주총서 소액주주 측 감사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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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왕국'에 균열 생기나...주총서 소액주주 측 감사 선임

입력
2022.03.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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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추천 곽준호 감사 후보안 가결
이수만 개인회사-SM 간 용역 계약 바뀔 가능성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8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inance Blockchain Week)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SM의 메타버스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8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inance Blockchain Week)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SM의 메타버스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감사 선임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소액주주 사이의 표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가 소액주주의 승리로 끝났다.

31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SM 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소액주주가 추천한 곽준호 감사 후보안이 가결됐다. 곽준호 감사는 GS홈쇼핑 해외사업팀 차장, SK하이닉스반도체 금융팀 차장, 케이씨에프테크놀러지스 경영지원본부 CFO 등을 지낸 전문경영인이다.

회사 측이 추천한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은 주총 직전 자진 사퇴했다. 곽 감사 선임 안건은 통과 요건인 출석 주주 의결권의 절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총을 앞두고 SM의 지배구조 개편 등을 꾸준히 요구해오며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 기획과 프로듀싱 용역 계약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왔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라이크기획에 최대 매출액의 6%를 인세로 지급하는 계약으로 인해 SM의 주가 수익률이 부진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률이 업계 최하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는 2019년 KB자산운용이 공개적으로 SM에 해결을 요구한 사안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M이 프로듀싱 인세 명목으로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은 240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SM의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 675억 원의 35.6%에 이르는 규모다. SM은 상장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용역 대가로 총 1,427억 원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 이사회가 이 총괄프로듀서의 친척과 동창, 장기근속 사내 인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감사 1명이라도 독립적인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주제안의 이유를 밝혔다. 곽 감사가 이끄는 감사위원회는 기업의 재무를 감독하고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승인을 맡기 때문에 이사회를 견제하는 한편 SM과 라이크기획 간의 계약을 변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율은 18.50%이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은 특수관계자를 합쳐 0.91%에 불과하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한 안건은 다른 주주들과 국내외 투자자문사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지분 3.42%를 보유한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도 얼라인파트너스를 지지했다. 게다가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이른바 ‘3%룰’이 적용되면서 소액주주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함께 올라온 사외이사 이장우·최정민 씨 선임 안건은 이들이 자진 사퇴함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SM엔터테인먼트에 소액주주가 추천한 감사가 선임돼 견제가 가능해지면서 '이수만 왕국'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괄프로듀서의 이사회 장악력이 떨어지고, 라이크기획과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이 총괄프로듀서가 카카오와 진행 중인 SM 지분 인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M은 주총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주총에서 주주들이 말씀하신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회사와 주주의 동반성장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그 고민의 결과를 회사 경영에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 내역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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