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격리 입국 진행, 축제 핵심 '물싸움'은 금지
'인도차이나 상륙' 델타크론 확산 우려 때문
태국ㆍ라오스ㆍ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불교 국가들이 대표적 관광 상품인 ‘물축제’를 올해도 금지한다.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들 3국은 4월 1일부터 해외 관광객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결국 3년 연속 물축제는 불허하기로 했다.
31일 라오티안 타임스 등 3개국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태국 정부는 최근 “구정 연휴(4월 13~16일)에 진행될 '송끄란' 축제 장소에서 물싸움과 음주를 모두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각 지방정부에는 “축제 장소에 입장하기 위해선 72시간 내 실시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거나 현장에서 신속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라오스와 캄보디아 정부도 엄격한 단속을 예고했다. 라오스 중앙정부는 구정 연휴 '피마이' 기간에 신년회와 물축제 개최를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 루앙프라방 등 주요 관광지에선 도로변에서 물싸움을 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구정 연휴 물축제를 '쫄츠남'으로 부르는 캄보디아도 경찰이 직접 단속에 나서 물싸움을 금지할 계획이다.
관광산업 부흥이 간절한 3개국이 물축제를 막아선 건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인 델타크론(Deltacron)의 확산을 우려해서다. 앞서 태국 정부는 23일 자국 내에서 델타크론 변이 감염 사례 76건을 확인했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양국 접경지대에 검역소를 설치, 입국하는 모든 인원에 대한 신속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캄보디아 보건부는 전날 "새로운 변이가 인도차이나 반도에 상륙한 건 우리가 아직 코로나19의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해외 관광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경계하고 신중해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태국으로 노동자를 송출하는 라오스는 델타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태국행 항공편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인도 태양력을 사용하는 이들 국가에서 구정 연휴는 매년 4월 중순 무렵이다. 물축제는 새해를 시작하는 이때 가장 큰 행사다. 불교 문화권이기도 한 3국은 구정 당일 악운을 씻어내는 의미로 불상에 물을 붓는 의식을 진행한 뒤 서로에게도 물을 뿌리며 건강을 기원해왔다. 이런 독특한 구정 문화는 물총으로 현지인들과 물싸움을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세계적인 관광 상품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동안 개최되지 않았는데, 올해도 열리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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