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매곡동 사저 팔아 13년 만에 17억 차익

2009년 8억7000만원 매입 건물·토지
지난달 26억1600만원에 직거래 매각
지역 부동산 "시세차익 이례적으로 커"
청와대 "시세대로 자연스럽게 팔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거주했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사저를 지난달 처분하면서 17억 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3년간 보유하다가 매입가보다 3배가량 비싸게 팔았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매곡동 사저 건물(단독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329.44㎡)과 주차장(577㎡), 논 3필지(76㎡)와 도로 2필지(51㎡)를 총 26억1,662만 원에 매각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이고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매입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간 퇴임 후 거주할 양산시 하북면 사저 신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매곡동 사저를 팔겠다고 밝혀왔다.

매곡동 사저는 문 대통령이 2009년 1월 23일과 3월 2일에 나눠 사들였으며, 총 매입가는 이번에 매각하지 않은 잡종지 159㎡(매입가 3,000만 원)를 포함해 9억 원이었다. 잡종지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문 대통령은 8억7,000만 원에 사들인 부동산을 3배 가격으로 팔아 17억4,662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 경남 양산 매곡동 사저 매각 차익. 그래픽=김대훈 기자

세부적으로 보면 사저 건물은 2009년 1월 7억9,493만 원에 샀다가 20억6,465만 원에 매각해 12억6,972만 원의 이득을 냈다. 주차장은 2009년 3월 7,000만 원에 구입했다가 5억3,206만 원에 팔아 차익이 4억6,206만 원이다. 논과 도로 다섯 필지는 1,991만 원에 팔려 매입가(507만 원) 대비 1,484만 원을 남겼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단독주택 거래가 많지 않은 동네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매곡동 사저 가격이 이례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반응이다. 2007년 8월 매곡동에서 3억7,770만 원에 거래된 2층짜리 단독주택(289.97㎡)은 2020년 2월 4억6,739만 원에 팔렸다. 13년간 8,969만 원 오른 셈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에 별다른 시세 상승 요인이 없는 걸 감안하면 비싸게 팔린 셈"이라고 말했다.

매곡동 사저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배 남짓한 수준이다. 경남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사저를 매입한 2009년 이곳의 주택 공시가격은 1억3,100만 원이었고 2019년 3억3,200만 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지난해 2억9,400만 원을 기록했다.

청와대는 매곡동 사저 매각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일보의 질의에 "(문 대통령이) 시세대로 자연스럽게 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