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당초 의료 부지 70%에서 20% 이상"
"남은 부지마저 최고가 매각 고집하고 있어"
의왕시 "의료 부지 8차례 유찰로 부득이 변경"
"공사 측에 일반매각 후 유찰 시 최고가 매각 요청"
경기 의왕시 백운지식밸리 입주민들이 의왕시와 의왕도시공사, 민간 개발업자 등을 상대로 개발 부지 내 병원 부지 축소 반대 및 종합병원 유치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왕시 백운지식밸리 입주자 50여 명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도시개발 수익 창출에만 혈안이 돼 입주민들의 건강권과 의료복지를 외면하는 민주당은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1일 열릴 예정인 공청회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여의도까지 상경 투쟁하는 이유는 의왕도시공사와 민간 개발업자 등이 개발 부지 내 의료시설 부지를 축소해 수익창출에만 급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의왕 백운지식밸리 개발 사업은 민간 합동사업으로 자본금 50억 원에 의왕도시공사(50%)와 민간 업체(50%)가 공동 출자한 의왕백운PFV가 주도하고 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백운지식밸리 내 의료시설 부지는 1만9,000㎡로 이 가운데 70% 부지에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들어서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2018년까지 사업성이 부족해 수차례 유찰되자 의왕백운PFV 측은 용도 변경을 추진했다. 의료시설 부지를 70%에서 20% 이상으로 줄이는 대신 업무시설(오피스텔) 비율을 70% 이상으로 늘렸다. 층수도 기존 10층에서 14층을 상향했다.
의왕백운PFV 측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등하자 그나마 남은 의료시설 부지에 대해 최고가 매각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의료시설 부지 시세는 1,300억 원인데 종합병원만을 위한 일반 매각에 나설 경우 시세가 900억 원 정도로 낮아진다. 수익이 날수록 공사와 민간이 출자한 비율만큼 가져가기 때문에 최고가 매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게 입주민들 설명이다.
진봉균 입주민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의왕백운PFV 측은 의료시설 용도 변경도 모자라 최고가 매각만을 고집하며 수익창출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입주민 모두는 해당 부지에 병원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분양받았기 때문에 종합병원은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왕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료시설 부지 비율 변경은 8차례 유찰과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다만 시에서도 의료시설 부지 20%이상, 200병상 또는 그에 준하는 의료시설 유치를 조건부로 달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종합병원을 지으려면 의왕PFV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할 수 있지만 시가 직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도시공사 측에 일반 매각 후 유찰되면 최고가 매각하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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