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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롯데타워 공사 재개… 22년 '희망고문' 이번엔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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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롯데타워 공사 재개… 22년 '희망고문' 이번엔 끝낼까

입력
2022.03.29 18: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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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층 나선 구조로 경관심의위 심의 신청
롯데 "2026년 목표" VS 부산시 "지켜봐야"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실현될 듯 말 듯, 신기루처럼 20년 넘게 부산 시민들의 애를 태우던 부산롯데타워 건립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타워의 규모와 완공 시기를 두고 부산시와 롯데 측이 벌이던 지리한 '샅바싸움'이 마무리되면서, 부산 원도심을 대표할 랜드마크가 실제로 우뚝 서게 될 지를 두고 지역의 관심이 뜨겁다.

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새로운 조감도를 포함해 롯데타워 공사재개 일정을 담은 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이번에 공개된 롯데타워 디자인은 지상 56층의 나선형 구조인데,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쿠마 켄고 도쿄대 교수가 설계했다. 위쪽 10개 층에 전망대, 아트 갤러리 등이 들어서고, 아래쪽 13개 층에 쇼핑몰과 체험시설 등이 배치된다.

타워의 높이는 300m다. 해운대구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 타워(412m) 등을 제외하고 부산 원도심에서는 가장 높은 마천루로 등극하게 된다. 2026년 타워 건립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효과 9,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2,900억 원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별도로 4년간 2만 명 이상의 고용 유발효과도 기대된다.

부산롯데타워 건립 추진 과정. 김대훈 기자

부산롯데타워 건립 추진 과정. 김대훈 기자


공사 재개와 관련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28일 부산시를 방문해 사업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고, 이에 부산시는 보여주기가 아닌 구체적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진행이 더디긴 했지만 꾸준히 건립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부산시와 협업해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롯데 측이 건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지만, 부산시는 롯데가 계획을 실제 이행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부산시는 롯데가 진정성 있는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5월 31일 종료되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임시사용 승인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백화점 연장 승인을 받지 못하면 광복점 내에 입점한 800여개 점포는 문을 닫아야 하고, 직원 2,800여 명은 일자리를 잃는다.

부산시가 폐점도 불사하며 초강수를 두는 이유는 지금껏 타워 건립을 미룬 롯데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롯데는 2000년 1월 옛 부산시청 터에 107층(428m)짜리 롯데타워와 백화점,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 등을 짓겠다며 건축허가를 받았다. 2008년에는 호텔·전망대 조성을 조건으로 주변 공유수면 1만 400㎡를 매립해 사업 부지도 확보했다. 그러나 롯데는 핵심시설인 타워만 쏙 빼고 백화점 등 3개 동만 지은 뒤 2009년 12월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롯데타워는 2013년 터파기 공사만 마무리 한 채 건립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당초 롯데는 수익성을 이유로 타워동 일부를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반발 여론에 부딪치면서 무산됐다. 2019년에는 층수를 56층으로 낮추고 전망대와 공중수목원을 포함한 건설 계획을 새로 내놨지만 부산시 경관위원회가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보완하라"며 재심 결정을 내려 중단됐다.

롯데는 지난해 12월에는 구체적 추진계획서를 요구하는 부산시에 달랑 한 장짜리 서류를 제출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사 재개 외에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한 행정 제재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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