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총서 사내이사 전원 교체
김범수 창업주는 해외 전략 총괄
신임 대표와 새 의장을 포함해 사내 이사진까지 전면 교체한 카카오가 새롭게 출항했다. 8년 만에 의장직에서 내려온 김범수 창업주는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남궁훈 신임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새로운 영역에서 다양한 도전을 각각 이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는 29일 제주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남궁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카카오의 단독 대표 체제 전환은 2018년 이후 4년 만으로, 남궁 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남궁 신임 대표는 김범수 창업주의 오랜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카카오게임즈를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을 위협할 정도의 규모로 성장시킨 인물이 바로 남궁 대표다. 대표적인 '게임통'으로, 메타버스 등 카카오의 미래 사업 발굴에 적임자란 평가다.
남궁 대표는 "대표 내정 이후 카카오의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Beyond Korea, Beyond Mobile)'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왔다"며 "우리 사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와 함께 김성수, 홍은택 부회장도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을 조율하는 카카오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에 선임되면서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김범수 창업주 또한 2014년 이후 8년 만에 의장직에서 내려오며 등기이사 7명 중 3명의 사내이사가 모두 교체된 것이다.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은 김성수 부회장이 맡는다.
이번 카카오의 대대적인 리더십 교체 배경엔 기업 체질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카카오는 내수용 기업이란 오명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계열사 쪼개기 상장,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먹튀' 논란 등으로 잃어버린 사회적인 신뢰도 회복도 시급하다.
김성수 신임 의장은 2000년대부터 온미디어, CJENM, 카카오M,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치면서 국내 콘텐츠 비즈니스 구조의 혁신과 글로벌화를 이끌어 왔다. 홍 센터장도 2012년 카카오에 합류, 지난 3년간 카카오커머스를 이끌며 거래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배와 6배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두 사람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전략 방향 조율과 지원 역할을 수행해 나갈 전망이다.
한편 김 창업주는 의장직에서 내려와 경영 전면에 나선다. 카카오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창업주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을 유지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리더십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목표와 성과 보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존 최고책임자(CXO) 조직 구조를 부문, 그룹 체제로 전환했다. 기술, 디자인, 광고사업, 재무, 경영지원, 전략기획그룹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서비스 조직은 사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음, 카카오·마케팅, 신사업 등 3개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또 카카오의 커머스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커머스위원회'도 신설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선 △사내이사 3인(남궁훈, 김성수, 홍은택) 선임 건 외에도 △제27기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이사회에서 기 결의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8개 안건이 원안대로 모두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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