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트러블' 경연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직접 본다면 오히려 음악 축제의 결에 가깝다. 흔히 생각하는 라이벌 구도와 견제, 갈등이 없기 때문이다. '더블 트러블'에는 오롯이 음악에 대한 진심만 존재한다.
최근 왓챠 '더블 트러블' 이승준 PD는 본지와 화상으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블 트러블'은 가요계 대표 남녀 아이돌 10인이 ‘더블 트러블’ 자리를 놓고 펼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 공민지 효린 초아 전지우 먼데이 임슬옹 장현승 태일 인성 김동한 등이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4개월 간 총 26개의 다채로운 듀엣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다수의 음악 예능이 대중을 만나고 있는 시점에서 '더블 트러블' 만의 차별화는 '듀엣'이다. 남녀 아이돌 10인이 다양한 조합으로 듀엣 파트너를 결성, 매 미션마다 색다른 케미스트리와 신선한 음악적 시도로 흥미를 더했다. 화려한 무대에 오르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하는 아이돌들의 리얼한 준비과정과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은 또 하나의 재미요소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먼저 이승준 PD는 대장정을 마친 소감에 대해 "후회 없이 마무리했다. OTT에서 음악예능이라는 것을 최초로 시도한 만큼 새로운 절차가 많았다"면서 의미를 되새겼다. 무대연출과 음악에 대해 관심이 컸다는 이승준 PD는 오리지날 예능에 방점을 두고 '더블 트러블'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뮤직비디오 방식으로 촬영하는 등 시청자들이 소장하고 싶은 영상들이 줄지어 나왔다.
글로벌 인기, 출연진 섭외 기준 됐다
코로나19 시국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더블 트러블'은 철저한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관객들을 초대했다. 불편하더라도 안전에 느슨해지지 말자는 모토가 있었고 덕분에 출연자 확진이 연쇄적으로 번지지 않게 됐다. 함께 자리한 왓챠 관계자 역시 "연쇄적으로 확진이 있을까바 대비도 했다. 많이 번지지 않았다.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안도감을 내쉬었다.
글로벌 팬들의 유입 기대도 있었다. 출연진 섭외에 있어서 그 부분 역시 고려됐다. 이승준 PD는 "출연진을 보면 다들 K-POP 문화 안에서 이름을 모르는 분들이 없을 만큼 인지도가 높다. 감사하게도 유튜브나 글로벌 사이트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다. 두바이, 아랍 국가들에선 전지우가 인기가 있다더라"고 글로벌 인기를 체감했다.
AI MC, 자동으로 움직이는 의자 등 신선한 볼 거리도 보는 재미를 고조시켰다. 이런 장치들을 넣은 의도는 무엇일까. 이에 이승준 PD는 "제작비도 당연히 많이 들어갔다"면서 "이런 장치들을 하나씩 기획하는 것에 3개월 이상 걸렸다"면서 자세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승준 PD에 따르면 열 명의 각기 다른 매력, 연차의 출연자들이 직접 자신이 하고 싶은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진정성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전반적으로 프로그램 분위기가 담백하고 냉정할수록 출연자들의 감정이 돋보일 거라는 판단이 있었다.
실제로 출연자들 모두 현장에선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이승준 PD는 "효린이 가장 많이 놀라했다. 제작진의 서프라이즈를 즐겨주셨다"고 떠올렸다.
무대와 관객에 목말랐던 아티스트들이 소통하면서 듀엣 무대를 꾸미는 과정이 즐겁고 또 반갑게 남았다. 이승준 PD도 '더블 트러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블 트러블'의 이색적인 구조에 대해 이승준 PD는 먼저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객들의 리액션이 없다. 음악과 뮤직비디오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대에는 리액션을 보여주지 않았다. 두 번째는 판정단을 부른 것이다. 현장 리스너들을 모시고 와서 원픽 투표를 넣었다. 저희는 대중이 어떻게 듣는지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혼성 듀엣, 특히 발라드에 있어서 무대에 서는 두 남녀가 서로 진심을 다해 감정을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순간에 깊게 몰입했다.
"장현승 공민지의 ' 렛미 디스코' 무대가 가장 기억이 남아요. 무대가 끝난 후 잠깐의 정적 이후 관객들의 무의식적인 탄성이 흘러나오더라고요. 99명의 감탄이 동시에 들렸어요. 두 분이 제게 '이 프로그램 아녔다면 이런 무대는 절대 나올 수 없었다. 듀엣을 할 기회조차 없었을 거라 하더라'고 말해줬는데 눈물을 많이 보이셨던 게 인상 깊었어요."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넘쳤다. 이승준 PD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출연진의 명확한 장점, 특색을 느꼈다. 먼저 임슬옹은 리더십이 있다. 어떤 파트너를 만나도 배의 시너지를 만든다. 태일은 귀여운 모습이 있다. 형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장현승은 무대 장악력이 정확하다. 인성은 분위기 메이커다. 다같이 있을 때 너무나 큰 역할을 한다. 김동한은 퍼포먼스를 정말 잘 소화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공민지는 예술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정말 괜찮은 아티스트다. 효린은 어떤 무대에서도 잘 하겠구나 싶었다. 초아는 매 순간 열심히 하는 아티스트다. 또 통통 튄다. 먼데이는 올라운드 루키다. 지우는 음악에 진심인 게 보인다.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짚을 정도로 섬세하다"고 언급했다.
효린 김준수 우승? 예상 못 했다면 거짓말
우승을 이끌어낸 효린과 김준수의 '성인식' 무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 무대는 유튜브 공개 후 빠르게 100만 뷰를 돌파했고 뜨거운 화제성을 견인했다. 이승준 PD 역시 현장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승할 거라는 예상이 슬쩍 들기도 했단다.
그는 "예측을 못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편곡이 나왔을 때부터 특이했다. 둘이 노는 분위기에 하나씩 잘 쌓아졌다. 김준수가 던지면 효린이 덧붙인다. 또 효린이 던지면 김준수가 덧붙인다. 그러면서 시너지가 나왔다. 촬영하면서 정말 카메라 기법도 다양하게 썼다. 시청자들이 만족할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시즌2의 가능성은 어떨까. 이승준 PD는 "시즌2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좋고 영광이다. 모든 출연자들이 시즌2 출연 얘기를 했다. 정말 진심으로 느껴졌다. 출연자들 모두 경연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제작진과 음악에 대한 진실성이 잘 맞았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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