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SE 생산량 20%가량 감축
우크라 침공 여파에 디지털 수요 위축 우려
국제사회 '인앱결제 강제 금지' 압박도 계속

애플이 이달 초 3세대 모델을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시리즈 생산량을 20%가량 줄이기로 했다. 뉴시스 제공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SE' 생산량을 20%가량 감축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러시아 수출 규제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디지털 기기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9일 외신 등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초 3세대 모델을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시리즈의 2분기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200만~300만 대가량 줄이기로 했다. 애플은 무선이어폰 제품인 '에어팟' 생산량도 감축하기로 하고, 이 같은 요청사항을 다수의 협력 업체에 전달했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촉발된 디지털 제품 수요 위축과 각종 반도체 부품 등 원자재 조달 지연 우려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6% 점유율로 3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애플은 이달 초부터 국제 사회의 러시아 수출규제 행렬에 동참해 현지 제품 수출 금지조치를 시행한 상태다. 이에 대해 IT업계 관계자는 "애플 전체 제품군 중 아이폰SE 제품 판매 비중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러시아와 주변국에선 중저가 제품 수요가 크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별개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라는 국제사회의 규제 압박에도 직면한 상태다.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네덜란드 소비자시장국으로부터 인앱결제 관련 문제로 5,000만 유로(약 673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현재 애플은 네덜란드 당국과 인앱결제 강제 조치 시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네덜란드 당국은 충분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과태료 부과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국내에서도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관련 논란을 겪고 있다. 한국 국회는 지난해 세계 최초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지난 15일 해당 법안이 본격 시행됐지만, 애플은 구체적 법안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애플 측과 법안 이행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애플이 배짱 영업을 계속할 경우 과태료 등을 부과할 계획이다. 국회 역시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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