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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충청에서"

입력
2022.03.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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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충남·충북, 충청권 4개 시도 2027년 U-대회
공공 개최 추진, 기존 시설 활용 '저비용 고효율' 방식
미 노스캐롤라이나와 경합, 10월 개최지 최종 결정

충북도내 대학교와 각 기관, 시민단체 대표들이 지난해 10월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뒤 카드섹션을 펼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내 대학교와 각 기관, 시민단체 대표들이 지난해 10월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뒤 카드섹션을 펼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청권이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를 품을 수 있을까.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지 결정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력 후보인 충청권의 움직임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전·세종시, 충남·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올해 초 2027 대회 개최 후보지로 선정됐다. 경쟁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충청권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누르고 개최지로 결정되면, 충청도에서 치르는 최초의 국제 스포츠 대회로 기록된다. 또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유치한 국내 첫 사례로도 기록된다.

27일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위원장 이시종 충북지사)에 따르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실사에 대비해 현재 시설 점검과 대회 운영에 필요한 세부계획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FISU는 7~9월 후보지를 방문해 기술 점검과 현장 평가를 진행한다. 개최지 최종 발표는 오는 10월 9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리는 FISU 집행위원 총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김윤석 유치추진단 사무총장은 “완벽한 준비를 위해 철저한 자료 분석과 정보 수집, 대응 전략 수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은 공동유치 서명 운동도 펼치고 있다. 2027 유니버시아드를 향한 충청인의 열망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4개 시도에서 100만명 서명을 받는 것이 목표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하는 서명에는 교육계와 체육계는 물론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경제단체 등 충청권 전역에서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유치위는 이 서명부를 오는 9월 현지 실사단 방문 때 FISU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충청권은 대회 유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한국에 대한 국제스포츠 계의 신뢰도가 높아서다. 비슷한 시기의 국제 대회 일정도 충청권에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로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 이듬해인 2028년 미국 LA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유치위 관계자는 “국제 스포츠계가 한 대륙에 그것도 한 나라에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잇따라 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충청권은 교육, 사회문화적인 인프라 면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국토의 중심에 자리한 충청은 철도·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충청권에는 70여개 대학교가 밀집해 있어 ‘대학생들의 꿈과 열정의 한마당’인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제격이란 평가도 나온다.

충청권은 2027 대회를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치를 방침이다. 경기장은 최대한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로 했다. 경기는 대전, 세종, 충남 천안·아산·보령, 충북 청주·충주 등 7개 도시의 21개 기존 시설에서 분산해 연다. 2027 대회를 위해 신축하는 것은 1만석 규모의 청주 오송체육관 뿐이다. 개회식은 대전에서,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선수촌은 세종에 마련하기로 했다.

공동 개최로 인해 비용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7 대회 개최에 필요한 총 비용(운영비·시설비) 5,900억원 가운데 지자체 부담액은 약 3,000억으로 추산된다. 4개 시도는 이 부담액을 협의를 통해 분담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유치위 측은 “국제 스포츠계가 행사 이후 경기장 활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시설을 활용할 충청권 대회는 가장 경제적이고 모범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개 시도가 2027 대회 유치로 뭉친 것은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외면받아 온 충청인의 자긍심을 살리고 지역 화합에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그 동안 충청권에서 국제 규모의 종합 스포츠대회가 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15년 광주에서 열린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막식 모습.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 제공

2015년 광주에서 열린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막식 모습.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 제공



4개 시도는 2020년 7월 공동합의서에 서명한 뒤 곧 바로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세종지방자치회관에 공동 유치추진단을 꾸린데 이어 4개 지역 민간단체들을 총망라하는 유치위원회를 결성했다. 국내 유치도시 신청,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심사를 거쳐 지난해 9월 FISU에 유치의향서를 접수했다.

충청권은 2027 대회를 통해 스포츠 제전 이상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제 대회를 개최하면, 스포츠 시설 증축과 개보수 등을 통해 주민들의 스포츠 향유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 경기대회가 전무했던 충청권의 체육 인프라는 거의 모든 종목에서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2027 대회를 통해 충청권은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란 ‘충청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전(대덕)~세종~청주(오송)로 이어지는 국가 정보통신·바이오 산업 벨트와 성장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참이다.

지역의 인재들이 전 세계 대학생과의 교류를 통해 미래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유니버시아드 본래의 취지를 실현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4개 지자체가 공동 유치 과정에서 쌓은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경제, 산업, 행정 등 모든분야에서 협력하고 상생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 같은 협력이 결국엔 ‘충청권 메가시티’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충청권은 믿고 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충청권 2027 대회가 경제적 파급 2조 7,289억원, 취업유발 1만 499명의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충청권 공동 유치를 제안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2027 대회는 상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모범 사례이자 신수도권으로 떠오른 충청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들의 많은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

유니버시아드는 올림픽과 더불어 2대 국제스포츠종합경기대회다. 1928년 파리에서 국제학생경기대회로 처음 개최됐다. 올림픽처럼 하계대회와 동계대회로 나뉘는데, 홀수 해에 열린다. 대회마다 스포츠 경기 외에 대학스포츠연구회의(CESU)를 열어 스포츠 학술 분야의 발전을 꾀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를 시작으로 2003년 대구 하계 대회, 2015년 광주 하계대회가 열렸다. 충청권이 유치 도전장을 던진 2027년 하계 대회는 그 해 8월 중 12일 동안 열릴 예정이다. 18개(필수 15개, 선택 3개) 종목에, 150개국에서 1만 5,000여명의 임원·선수단이 참여할 전망이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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