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이어 지주사 대표 선임
대우조선 합병 불발 관련 EU에 소송
"소송 이겨도 합병 다시 추진 안 한다"

정기선 HD현대(전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지주회사 대표로 선임됐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지주회사 대표에 오르면서 그룹의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제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정 사장을 사내이사로, 이지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각각 신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이로써 정 사장은 현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현대중공업지주를 이끌게 됐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4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그룹 지주회사와 핵심사업인 조선 부문에서 대표를 맡으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명 변경 안건도 통과돼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새 사명인 HD현대에는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 그룹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설명했다.
HD현대는 주총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 사업과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자회사의 신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배당성향 70% 이상의 고배당 정책 유지,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검토 등의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권오갑 회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그룹 창사 50주년을 맞은 지금부터 앞으로의 50년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HD현대라는 새 사명으로 투자형 지주회사 역할을 강화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월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로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EU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시장 지배력을 단순 점유율만으로 평가한 EU 공정위의 결정은 비합리적이라 법원을 통해 판단을 받기 위한 취지"라며 "소송에서 승리해도 불허 결정이 뒤바뀌는 것은 아니고 인수를 재추진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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