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예능 유니버스가 방송사의 벽까지 무너뜨렸다. '놀면 뭐하니'와 '런닝맨'이 방송사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에 대한 러브콜을 스스럼없이 보내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와 '런닝맨' PD, 유재석의 비대면 3자 회담이 전파를 탔다. 지난 '놀면 뭐하니'와 '런닝맨' PD들이 비대면 전화 연결을 통해 등장하면서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점쳐지고 있다. 두 굵직한 예능프로그램의 컬래버레이션 조짐이 마니아 팬층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간 '놀면 뭐하니'에서는 꾸준히 '런닝맨'을 언급했다. '런닝맨' 역시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M.O.M.을 게스트로 초청하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와 '런닝맨' 두 프로그램 모두 상대를 견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사실상 함께 공존하는 것에 대한 '리스펙'이 느껴지기도 한다.
'런닝맨'은 올해로 12년차에 접어들면서 국내 장수 예능의 대표주자로 달리고 있다. 지난 2019년 첫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4년차지만 김태호 PD와 유재석 효과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두 프로그램 연출진에게는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다 줄 아이템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듯 보인다.
이에 '런닝맨' 최보필 PD는 본지에 "'놀면 뭐하니' 팀과 구체적으로 협업 얘기가 나눠진 건 없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보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멤버들을 주축으로 양쪽 제작진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해보려는 계획에 있다"고 귀띔했다.
방송사 대 방송사, 경쟁 아닌 화합 대상으로 변화
이는 더 이상 타 방송사가 경쟁 상대가 아닌 동반자라는 개념이 수립됐기 때문에 가능한 대목이다. 아울러 두 프로그램의 포맷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지금의 우호적인 관계에 도움이 됐다. 과거 숱한 예능들이 타 방송사를 'S사', 'M사', 'K사' 등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직접 프로그램 명을 언급하는 것이 기피됐던 것과 달리 지금은 자유롭게 주제 속 하나로 스며들었다. 방송사들이 보다 더 수용적으로 변화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격이다. 주말 황금 프레임 시간에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편성 시간이 다르다. 토요일과 일요일로 나눠졌기에 오히려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지금처럼 공존과 협업이 가능할 수 있었던 주 요인 중 하나는 유재석이라는 큰 틀이다. 유재석은 '놀면 무하니' PD와 '런닝맨' PD의 연결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도 전혀 밉지 않은 유일한 출연진이기도 하다. 유재석이 기존에 갖고 있던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가 두 연출자의 대립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또 '런닝맨'의 고정 멤버인 지석진과 하하가 주기적으로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면서 이질감을 덜었다.
프로그램 확장, 시청자들에게도 즐거움 될 것
한 관계자는 이처럼 예능가의 포용적인 분위기에 대해 "최근 OTT부터 유튜브까지 다양한 플랫폼들이 대중을 만나고 있다. 예를 들어 SBS '펜트하우스' 출연진들의 tvN 예능 출연 등 공중파, 케이블 등 채널을 넘나드는 콘텐츠들이 등장하면서 방송사 간의 경계선은 희미해졌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쫓기 위해서 각 소속 연출진들이 서로 협업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프로그램을 확장시키는 것은 보는 이들에게도 더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이 예능가에 미친 영향으로도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이라는 특수의 상황도 존재한다. 코로나 19 여파가 없었다면 촬영 취소나 출연진 자가격리 등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 계속 일어나다 보니 제작진은 계속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상황들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 짚었다.
다만 두 프로그램의 컬래버레이션은 전례 없는 두 방송사의 만남이기도 하다. '놀면 뭐하니'와 '런닝맨'의 컬래버레이션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기대감이 높다. 두터운 팬층과 대중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 펼쳐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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