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에 수교 기념 행사 집중 개최키로
"한국의 7일 격리 조치, 양국 우호에 찬물"

박병석(오른쪽)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방한한 부이타잉썬 베트남 외교장관과 양국 수교 30주년 행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베트남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민관 단체들이 올해 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ㆍ경제 협력 행사들을 적극 추진한다. 양국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국 보건당국이 내달 1일부터 베트남에서 입국하는 모든 인원에 대해 일주일 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하면서 발생한 불편한 기류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가장 적극적으로 활로를 개척 중인 곳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코이카) 베트남 사무소다. 코이카는 기존에 진행하던 3개 사업 외에 내달에만 '베트남 정부업무 평가제도 개선 및 집행 모니터링 평가시스템 구축사업 체결식' 등 7개 신규 사업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5월에도 코이카는 '베트남 지뢰ㆍ불발탄 제거를 통한 중부지역 평화마을 조성사업' 등 3개 신규 사업을 진행한다. 코이카는 4월 이후 총 19개 사업을 추진하며, 관련 예산은 2억1,630만 달러(한화 2,650억여 원)로 책정했다.
산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ㆍKOTRA) 하노이 무역관은 최근 베트남 정부로부터 '2022 베트남 엑스포' 명예참가국 지위를 획득했다. 코트라는 현지에 진출한 54개 한국기업들과 함께 내달 13일 엑스포 현장에 통합 한국관을 개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양국 경제 우호에는 문제가 없음을 알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코트라는 같은 달 26일 하노이에서 베트남 산업무역부 차관과 정보통신부 부국장을 초청해 '한국-베트남 상생협력 포럼'을 개최키로 했다.

쩐뚜언안 전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이 지난 2020년 12월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 사무소가 주최한 한국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 사무소는 베트남 상공회의소와 협력해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다. 이 자리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포함, 베트남 부총리 등 주요 인사의 참가가 추진된다. 앞서 대한상의는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힌 지난 2년 동안 한국 기업인 총 4,500명의 베트남 특별입국을 성사시킨 바 있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의 권익을 대표하는 한인 상공인연합회(KORCHAMㆍ코참)도 나섰다. 코참은 조만간 베트남 노동부ㆍ재무부 차관을 초청해 한국기업인들과의 대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역시 내달 '한국 문화의 거리 조성 및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현지 문화ㆍ산업계가 하반기에 열릴 예정이던 수교 기념 행사들을 4~5월로 집중 배치한 건 한국 보건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노이 산업계 관계자는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 우호가 더 증진돼야 할 시점에 한국의 조치로 양국 분위기가 매우 냉랭해졌다"며 "가급적 기념행사들을 앞당겨 베트남 측이 한국의 조치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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