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유신헌법' 비판해 고초 겪기도
한국 헌법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원로 헌법학자인 김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26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3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8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학과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법학을 연구했다. 1971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62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헌법 연구의 기초를 다져 '한국 헌법학의 태두'로 불렸다.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서울대 법학연구소장, 국제헌법학회 세계학회 부회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지내싿. 교수 퇴임 후 제주 탐라대 총장과 명지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1993년에는 입헌주의와 법치주의 신장이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인은 법대생의 필독서로 불리는 '헌법학 개론'을 비롯해 '헌법질서서론' 등 저서와 400편이 넘는 논문을 냈다. 1972년에 쓴 대표 저서인 '헌법학 개론'에서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을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했다가 책을 전량 몰수당하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인간의 권리', 올해 '기본권의 발전사'를 집필하는 등 최근까지 지적 활동을 이어갔다.
유족으로는 아내 서옥경 여사, 자녀 정화·수진·수영·수은·상진씨, 사위 박영룡·장영철·우남희씨, 며느리 김효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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