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안·사외이사 선임 등 주총 표 대결
주주들은 경영안정 선택
제4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펼쳐진 서울 중구 청계천로의 시그니쳐타워. 금호석유화학 제공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벌인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2차전에서도 박 회장이 완승을 거뒀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은 박 전 상무가 내건 고배당 안건 대신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25일 오전 금호석유화학 본사인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제45기 정기주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에 대한 회사안이 모두 통과됐다. 박 전 상무는 이익배당과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지만 이익배당은 68.6%의 찬성률로 회사안(보통주 1주당 1만 원)이 의결됐다. 박 전 상무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1만4,900원 배당안은 찬성률 31.9%에 그쳤다.
사외이사에도 회사가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 박영우 환경재단 기획위원이 71.0%의 찬성률로 선임됐다. 감사위원 역시 72.6%의 찬성률로 회사가 추천한 박상수 교수가 맡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전 상무는 8.58%의 지분을 가진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이고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0.2%이다. 박 회장은 자신의 지분(6.73%)에 아들 박준경 부사장(7.21%), 딸 박주형 전무(0.98%) 지분을 합해 총 14.92%를 보유했다.
지분율 차이는 5% 미만이지만 박 회장은 표 대결에서 약 40%포인트 격차로 조카를 꺾었다. 국민연금(6.82%)이 박 회장 편에 섰고, 이사 교체 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총 직후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하고 실적과 기업가치 향상을 바라는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 본인 제공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도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에 실패했고 이후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임됐다. 올해는 회사보다 많은 배당안을 꺼내 들었는데도 또다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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