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말러 교향곡 선보이는 KBS교향악단
하델리히와 바이올린 협주곡 도전, 서울시향
경기필, 임주희와 라벨 피아노 협주곡 준비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 말, 클래식 음악 나들이를 할 만한 교향악 공연이 연이어 열린다. 드뷔시부터 시벨리우스, 말러까지 다채로운 음악이 준비돼 있어 골라 듣는 재미도 충분하다.
KBS교향악단은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밤의 노래'라는 부제로 올해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올 1월 취임한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이 이번엔 독일의 대표적 후기 낭만파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7번'에 도전한다. KBS교향악단이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1996년 이후 26년만이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말러 교향곡 7번은 말러의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면서 "고난도의 대편성 곡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게 연주된다"고 설명했다.
공연 1부에서는 최근 클래식 장르뿐만 아니라 영화음악과 재즈 연주자로서도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슈미트와 협연한다. 협연곡은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35'다. 코른골트는 초기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오스트리아의 천재 작곡가로 불린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31일과 4월 1일 이틀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올 시즌 정기공연 '오스모 벤스케의 수수께끼 변주곡'을 선보인다. 이는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인 바이올린 연주자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출연하는 첫 공연이다. 그는 이 공연을 포함해 올해 서울시향의 총 4회의 관현악, 1회의 실내악 정기공연에 함께 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도의 기술과 지구력을 요한다고 알려진 아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동심원의 길'을 연주한다. 한국 초연이다. 하델리히는 이 곡에 대해 "지난 25년간 작곡된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며 "특히 극적이며 감정적인 2악장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도 준비했다. 이 외에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음악감독은 이 공연에서 시벨리우스의 '전설'과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도 무대에 올린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는 4월 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예술감독 마시모 자네티의 지휘로 '마스터피스 시리즈 II - 드뷔시 & 레스피기' 공연을 진행한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주희와 함께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라벨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화려하고 경쾌하다고 평가받는 곡이다. 임주희는 2014년부터 무려 13차례에 걸쳐 지휘자 정명훈과 협연하며 국내 클래식계에 이름을 알린 신예다.
경기필은 공연 2부로 근대 이탈리아 작곡가인 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와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바다'를 준비했다. 자네티 감독은 "두 작품 모두 물과 관련돼 있다"며 "만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물처럼 이 작품들로 지금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물리적 충돌과 폭력으로 인해 슬픈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네티와 경기필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4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무대에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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