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3분간 관제탑 호출에 응답 없었다"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발생 사흘째인 23일 사고 현장에서 추락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발견됐다. 이례적인 '수직 추락'의 원인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관영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들은 이날 수색팀이 블랙박스를 수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블랙박스는 항공기 내의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녹음장치를 넣어둔 금속박스를 말한다. 다만 발견된 블랙박스가 데이터기록기(FDR)인지, 조종석 대화기록기(CVR)인지는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승무원 9명을 포함, 132명을 태운 동방항공 소속 보잉737 여객기가 21일 오후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도중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항공기 사고 역사상 보기 드물게 사고 여객기가 지면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낙하하는 영상이 공개돼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 발표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당일 오후 2시 17분 순항고도 8,900m를 유지하며 광저우 관제구역에 진입했다. 관제사가 2시 20분 해당 여객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인지하고 사고기를 호출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추락하는 약 3분간 조종사의 어떤 응답도 없었던 점, 사고기가 거의 수직으로 낙하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조종사의 비행기에 대한 통제력 상실이 사고 원인일 것이란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 전문가는 관찰자망에 항공기 항적 분석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공개된 데이터를 근거로 "조종사들이 고도를 다시 올리려는 흔적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2시 21분 45초의 기록을 보면 항공기 속도가 감소하면서 약 10초 뒤 고도가 잠시 상승한 기록을 봤을 때 조종사들이 비행기 머리를 들어올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사고 직후 수백 명 규모의 구조팀을 파견해 사흘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사고기가 수직으로 추락해 폭발한 점에서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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