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 덕적고 야구부, SSG배 대회 출전
첫상대 강호 강릉고... "질 수 없다" 결의
인구 1,300여명 작은 섬의 유일한 고등학교. 학교가 문 닫을 위기까지 내몰렸던 상황에서 기적같은 기회를 얻어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섬마을 야구소년'들의 전국대회 도전기가 시작됐다.
2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한양대 야구장에서는 인천 옹진군 덕적면 덕적고 야구부원 28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몸을 풀고 있었다.
훈련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했지만, 입가에 기대 섞인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야구소년들이 들뜬 이유는 드디어 덕적고 야구부가 창단 이후 첫 전국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덕적고 야구부는 25일 열리는 SSG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해 강릉고와 1차전을 치른다.
어떤 전국대회가 소중하지 않으랴만, 특히 덕적고 야구부가 이번 대회를 맞이하는 감회는 남다르다. 덕적고는 학생 수가 10여 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였다가, 야구부를 창단해 학교를 살리자는 지역주민의 아이디어와 야구인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폐교를 면했다. 주민들은 덕적도에 종종 전지훈련을 왔던 김학용 전 동국대 야구부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고, 학교는 야구부를 만들며 다른 학교에서 학생들을 데려와 학교 명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역사가 일천한 신생 야구팀, 전국 하나뿐인 섬마을 야구부지만 덕적도 야구부의 사기는 지금 하늘을 찌른다. 첫 상대 강릉고가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팀임에도 선수들의 각오는 대단했다. 주장 최민호(3학년) 선수는 “덕적고 선수로서 맞이한 첫 대회여서 설레고 기대도 많이 된다”며 “상대가 강팀이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투수 박윤호(3학년) 선수도 “신생팀 치고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기대와 부담을 다 떨쳐내고 즐기면서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장광호 감독은 “신생팀 패기로 제대로 한 판 붙어 볼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장 감독은 “이번 대회는 16강이 목표지만 3년 뒤에는 우승을 넘보는 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 감독의 자신감이 통했던 걸까? 덕적고는 이날 한양대야구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고교와의 연습경기에서 당당히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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