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만 골라 항해용 내비 훔쳐
울진 해경, CCTV 526대 분석
잡고 보니 내비 판매·수리 업자
항구를 돌며 어선에 설치된 항해용 내비게이션을 훔친 50대 남성이 팔을 심하게 흔드는 특이한 걸음걸이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23일 경북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월 27일 경북 영덕군 포구에 정박된 소형 어선에서 500만 원 상당의 항해용 내비게이션(GPS 플로터)을 도난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즉각 항구와 인근 도로 등 220여 곳에 설치된 526대의 폐쇄회로(CC)TV를 수거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해경은 CCTV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포구 인근에 차량을 주차한 뒤 어선으로 걸어갔고, 그 다음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나와 태연하게 차를 몰고 사라졌다.
해경은 이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CCTV가 워낙 멀리서 촬영됐고 화질도 좋지 않아 남성이 몰고 온 차량 번호를 알아낼 수 없었다.
다만 해경은 유난히 팔을 심하게 흔드는 용의자의 걸음걸이에 주목했다. 사람의 보행법을 분석하는 최신 과학 수사기법을 활용한 결과, 용의자와 동일한 걸음걸이의 남성과 차량 번호가 선명하게 찍힌 CCTV 장면을 마침내 찾아냈다.
해경은 남성의 신원을 파악했고 22일 주거지를 급습해 절도 혐의로 50대 A씨를 체포했다. 특이한 걸음걸이 탓에 덜미가 잡힌 A씨는 선박의 통신 장비를 팔거나 수리하는 가게의 주인이었다. 그가 몰던 차량과 집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GPS플로터가 24대나 발견된 것을 근거로, 해경은 A씨의 여죄를 캐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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