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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연정 붕괴 조짐… 태국 쁘라윳 총리, 비밀 파티로 ‘정권 유지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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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연정 붕괴 조짐… 태국 쁘라윳 총리, 비밀 파티로 ‘정권 유지 안간힘’

입력
2022.03.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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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민 36.5% "쁘라윳, 총리 부적합"
연정 균열, 야권은 총리 불신임안 예고
'진퇴양난' 쁘라윳, 연정 지도자 설득 '올인'

지난달 25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조기 총선 실시 여부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방콕=AFP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조기 총선 실시 여부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방콕=AFP 연합뉴스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다 정권을 받치던 연립정당까지 분열하면서 '조기 총선 실시' 압박에 내몰린 것이다. 쁘라윳 총리는 연정 지도자들을 비밀리에 불러 설득전에 나서며 반전을 노리지만, “상황을 돌리기엔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태국 국가발전행정연구원(NIDA)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가 안정적으로 태국을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태국 시민의 4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36.5%가 "총리 연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고, "차기 총리로 적합하다"는 16.4%에 그쳤다. 3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하던 쁘라윳 총리로선 사실상의 퇴진 요구와 다름없는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정권유지의 전제인 연정 내 균열이 가시화한 점이다. 태국은 2016년 개헌안이 통과되면서 의회 내 상원은 군부가 전원 임명하며, 하원만 총선을 치른다. 총리는 총선 후 상ㆍ하원 모두에서 과반 득표한 인물로 결정되는데 쁘라윳 정권은 친(親)군부ㆍ보수 정당과 연합해 하원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지켜 왔다.

연정의 균열은 쁘라윳 총리의 최대 파트너인 팔랑 쁘라차랏(Palang Pracharat)당에서 비롯됐다. 수도 방콕에 건설될 새 도심 철도(Green Line) 이권으로 갈등을 빚던 팔랑 쁘라차랏당이 지난달 내각 회의를 공개적으로 보이콧한 것이다. 이후엔 연정 소속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총리 불신임운동'도 진행됐다. 여론은 물론 집권진영 내부에서도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다급해진 쁘라윳 총리는 연정의 주요 인사들을 면담하며 각개 격파에 나섰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팔랑 쁘라차랏당ㆍ품짜이타이(Bhumjaithai)당ㆍ민주당 등 연정 내 의원들을 총리관저 인근 A클럽으로 비밀리에 초청했다. 쁘라윳 총리는 '친선'을 가장한 비공개 파티에서 "총선은 예정대로 내년 5월에 열려야 한다. 그때까지 단결하자"고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설득에도 연정 내 분위기는 냉랭한 것으로 알려졌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14일 각료회의 후 "여러 상황이 (조기 총선과 관련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 시국의 복잡한 상황을 부인하지 않았다.

야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선진당(Move Forward)은 "5월 개원하는 국회 회기에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푸어타이(Pheu Thai)당은 35세의 젊은 정치인 패통탄 친나왓을 총리 후보로 사실상 내정했다. 패통탄은 군부의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이다.

태국 야권의 푸어타이당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패통탄 친나왓의 모습. 베트남넷 캡처

태국 야권의 푸어타이당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패통탄 친나왓의 모습. 베트남넷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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