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동 경찰의 진술조서 공개
이용구 측 "만취라 어딘지 몰랐다"
택시기사를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사건 당시 만취상태가 아니었다는 진술조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전 차관 측은 그동안 술에 만취해 자신의 위치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는 "택시 승객(이 전 차관)은 만취상태가 아니었고, 얼굴이 좀 빨간 정도였다"며 "폭행 사실을 현장에서 부인했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이 전 차관 측은 폭행은 인정하지만, 사물을 변별하기 어려울 만큼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사건을 보고 받은 서초경찰서장이 형사과장에게 "추후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됐을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정확히 수사하라"며 "블랙박스를 (우선)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는 다른 경찰의 진술조서도 공개했다. 검찰은 "이 전 차관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삭제된 2020년 11월 9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위원들로부터 후보를 신청 받는 날이었다는 수사보고서가 있다"고도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에서 탈락한 과정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도 공개됐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의 (폭행 혐의를) 언론이 취재한다고 들었다. 이를 공수처장 후보 추천 업무 담당인 기획조정실장에게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규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이 전 보좌관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 전 차관은 경찰에 신고된 후 사흘 뒤에 이 전 보좌관과 4차례 통화를 했고, 법무부에 공수처장 후보 검증 동의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며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틀 뒤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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