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동네라서"... 강남 연쇄 빈집털이범 구속영장 발부

아파트 단지 2곳에서 총 7차례 범행
현금 4000만원, 명품 등 1.8억 훔쳐

서울중앙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구에서 7차례 빈집털이를 벌인 4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21일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틀 전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김모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심사 직전 돌연 거부의사를 밝히고 불참했다.

김씨는 19일 특수강도 및 절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긴급체포됐다. 지난 15일 강남구의 한 빈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던 중, 집주인 부부가 돌아와 범행이 들통나자 이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금전을 갈취한 혐의다.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고, 현금을 내고 대중교통을 타는 등 추적을 피해왔지만 잠복 중이던 형사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그간 강남의 아파트 단지 2곳에서 7차례에 걸쳐 유사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집주인이 출근해 아파트가 비어 있는 낯 시간대를 노렸고, 아파트 복도의 방범창을 뜯고 물건과 현금을 훔치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간 김씨는 현금 약 4,000만 원과 1억8,000만 원 상당의 명품·귀금속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부자가 많은 강남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