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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ㅇ' 모양 국내 최장 보행교 세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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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ㅇ' 모양 국내 최장 보행교 세종에서 만나요

입력
2022.03.20 11:33
수정
2022.03.20 13:53
20면
0 0

[세종 랜드마크 '이응다리' 가봤더니]
1,100억 투입, 3년 8개월만에 완공
세종 금강보행교 24일 일반에 개방

24일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 금강보행교의 북측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종 금강보행교 전경. 강 건너 남측으로 세종시 청사가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24일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 금강보행교의 북측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종 금강보행교 전경. 강 건너 남측으로 세종시 청사가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 복판을 흐르는 금강 위로 설치된 금강보행교는 19일 마무리 공사로 분주했다. 다리 곳곳에 설치된 화단에 조경수가 심어졌고, 물을 주고 그 위를 마사토로 덮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조경업체 관계자는 “금강 위에 뜬 다리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분다”며 “화단에서 흙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굵은 마사토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 세종 금강보행교가 오는 24일 오후 6시 일반에 개방된다. 2018년 7월 첫 삽을 뜬 지 3년 8개월 만이다. 한글도시를 표방한 세종에 동그란 모양으로 설치된 덕분에 ‘이응다리’로도 불리는 보행 전용 교량이다. 총사업비 1,100억 원이 들어갔다.

24일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세종 금강보행교. 화단에 모사토를 얹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화단의 흙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세종=정민승 기자

24일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세종 금강보행교. 화단에 모사토를 얹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화단의 흙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세종=정민승 기자

금강보행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교. ‘보행교’라는 말에 가볍게 지어진 다리겠거니,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강남 세종시청 앞쪽과 강북 세종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을 잇는다. 한글이 반포된 1446년을 상징하는 원형 대교 길이는 총 1,446m, 금강 남쪽과 북쪽의 도로를 잇는 접속부의 길이를 합하면 1.7㎞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모양의 보행교”라며 “세종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6시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 금강보행교 하층부에서 본 강북 접속부 모습. 세종호수공원 등 강북(왼쪽 길)에서 진입하면 자전거 전용로인 하층부로 바로 이어지고, 계단으로 이용해 위로 오르면 보행자 전용로를 걸을 수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24일 오후 6시 일반에 개방되는 세종 금강보행교 하층부에서 본 강북 접속부 모습. 세종호수공원 등 강북(왼쪽 길)에서 진입하면 자전거 전용로인 하층부로 바로 이어지고, 계단으로 이용해 위로 오르면 보행자 전용로를 걸을 수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다리에 오르면 복층으로 된 원형 다리의 규모에 시선이 압도된다. 차로로 쓰이다 보행로가 된 서울역 인근의 명물 ‘서울로 7017’과 비교해도 한 체급 위다. 상층은 폭 12m의 보행자 전용이고, 그보다 3분의 1가량 폭인 바닥은 아스팔트로 마감했다. 보행로 양측은 강화 유리로 울타리를 쳐서 강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LH 관계자는 “사람들이 한쪽에 쏠려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비상시엔 상부 도로로 차량도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교량 상층부 곳곳엔 휴식 시설과 바닥 분수대 등 다양한 모양의 놀이터, 전자망원경, 낙하 분수 등이 설치돼 걷는 동안 무료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아스팔트로 된 보행로 바닥엔 100m 간격으로 거리가 표시돼 있다. 곳곳에 수목이 심어져 있기는 하나 보행자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한여름엔 상층부보다 하층부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세종 금강보행로. 보행자 전용교이지만, 비상시엔 차량도 다닐 수 있도록 한쪽이 아스팔트로 포장됐다. 보행 전용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육중한 몸집을 자랑한다. 세종=정민승 기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세종 금강보행로. 보행자 전용교이지만, 비상시엔 차량도 다닐 수 있도록 한쪽이 아스팔트로 포장됐다. 보행 전용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육중한 몸집을 자랑한다. 세종=정민승 기자

교량 하층부는 자전거 전용도로다. 폭은 상층부보다 5m가량 좁은 7m. 이 길 한가운데 육중한 철골 구조물이 이어지고, 그 양쪽으로 자전거가 교행하는 식이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 출입은 제한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등에 대해선 차후 논의를 거쳐 통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간이 유리판으로 된 상층부와 달리 철재로 만들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다리 시점과 종점의 교량 접속부에서 상층부와 하층부로 갈라지거나 만나며, 원형의 주교량 중간중간에 상하 이동이 가능하도록 계단도 설치됐다.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 세종시 제공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 세종시 제공

이응다리 상하층을 모두 즐기자면 자전거가 있으면 편하다. 강남과 강북으로 200여 대의 자전거를 댈 수 있는 거치대가 설치됐고, 공공자전거 '어울링'도 배치됐다. 차량으로 보행교를 찾는 이들은 강북 측 접속부로 오면 된다.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 500여 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됐다. 대중교통은 보행교 남쪽 세종시청 인근에 8개의 시내버스 노선이 연결돼 있다.

강남, 세종시 청사 측에서 보행교로 오르면 만나는 미디어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시공사 관계자들이 24일 개통을 앞두고 각종 점검을 하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강남, 세종시 청사 측에서 보행교로 오르면 만나는 미디어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시공사 관계자들이 24일 개통을 앞두고 각종 점검을 하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는 금강 보행교가 개통하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5월부터 지역 관광거점을 운행하는 세종시티투어 코스에 금강보행교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핵심 관광 인프라 및 랜드마크로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행교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6시~오후 11시다.

자전거 전용로로 이용될 세종 금강보행교 하층부. 세종=정민승 기자

자전거 전용로로 이용될 세종 금강보행교 하층부.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 금강보행교 북측에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접속부와 이어지는 바닥에 블록이 깔리고 있고, 그 너머로는 차량 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보인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 금강보행교 북측에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접속부와 이어지는 바닥에 블록이 깔리고 있고, 그 너머로는 차량 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보인다. 세종=정민승 기자



바닥을 드러낸 금강 둔치도 보기 좋게 다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 위를 지나는 보행교지만, 금강 수량이 넉넉하지 않다. 세종=정민승 기자

바닥을 드러낸 금강 둔치도 보기 좋게 다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 위를 지나는 보행교지만, 금강 수량이 넉넉하지 않다. 세종=정민승 기자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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