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시쯤 경기 부천 중동 왁싱숍서
손님 가장한 남성이 몰카 찍고 여직원 폭행
"살려달라" 비명에 쿠팡기사가 범인 붙잡아
상가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발각돼 도망가는 남성을 제압하고는 "할 일을 했다"며 자리를 뜬 쿠팡 기사의 사연이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몰카범을 제압해주신 쿠팡 기사님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7일 오후 1시쯤 경기 부천 중동의 한 상가 건물 왁싱숍에서 한 남성 A씨가 손님으로 가장해 불법촬영을 하다가 여직원 B씨에게 발각됐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직원 B씨가 자신의 친구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당시 직원 B씨는 A씨가 들고 있던 촬영용 보조배터리를 빼앗은 뒤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관을 기다리던 중 A씨가 돌변해 B씨 목을 조르고 넘어뜨린 후 명치 윗부분을 발로 가격했다. B씨는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손에 들고 있던 보조배터리를 놓쳤고, A씨는 자신의 불법촬영 증거인 보조배터리를 들고 도망갔다.
다급해진 B씨는 가게 밖으로 뛰쳐나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때마침 인근에서 택배 일을 하던 쿠팡 기사가 B씨의 비명을 듣고 도망가던 A씨를 제압했다. A씨가 또다시 쿠팡 기사의 멱살을 잡고 폭행하며 도망가려 하자, B씨는 휴대전화 동영상을 켠 뒤 이 모습을 촬영하고 "증거를 찍고 있으니 기사님을 폭행하지 말라"고 했다.
쿠팡 기사는 그런 B씨를 안심시켰다. 다친 곳은 없는지 묻고 "꼭 잡고 있을 테니 안심하고 경찰 올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피해 있으라"며 경찰이 올 때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의 촬영용 보조배터리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글쓴이가 "왜 현행범을 긴급체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쓴 걸로 보면, 경찰은 범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체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쿠팡 기사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쿠팡 기사는 "당연히 도와줄 일을 했다"며 그냥 자리를 떠났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글쓴이는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같은 지역 같은 건물이어도 기사님이 한두 명이 아니라 찾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렇게 도움을 받은 이상 꼭 이 분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해 드리고 싶다고 (친구가) 부탁해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인 친구 B씨가 범인 A씨와 몸싸움을 하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음성 파일도 게시물에 첨부하며 "친구(B씨)는 (A씨의 폭행으로)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한 상태"라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