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비대면 활동이 이어지면서, 거리에 부쩍 늘어난 음식 배달 오토바이들의 난폭운전 및 교통 법규 위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배달수요 급증탓? 2륜차 교통법규 위반 급증
오토바이가 도로의 위험 요인이 됐다는 점은 경찰 통계로도 여실히 확인된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의 신호위반 적발 건수는 2019년 4만7,887건에서 지난해 8만6,915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앙선 침범 적발 건수도 4,602건에서 9,620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과속 적발은 95건에서 404건으로, 인도 통행 적발 건수는 1만2,037건에서 2만522건으로 폭증했다.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적발 건수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 수요가 크게 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배달 종사자 수는 역대 최대인 42만3,000명에 달했고, KB국민카드의 소비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매출은 전년보다 68%가 늘었을 정도다.
'대(大)배달시대'의 열풍을 타고 거리로 쏟아진 오토바이들의 교통법규 위반이 잦아지면서 관련 사고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이 집계한 이륜차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륜차 사고건수는 2만1,258건이었으며 이륜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525명, 부상자수는 2만7,348명에 달했다.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배달업계 관행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현재 배달앱들은 배달업체가 제시하는 도착 시간 안에 도착해야만 하는 구조"라면서 "교통법규를 지키다보면 업체측의 기준에 따른 제시간안에 도착할 수 없어 교통위반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배달 오토바이 난폭 운전에 시민 불안은 가중
그러나 그 이유가 어떻든 인도를 침범하고 빨간색 신호를 밥 먹듯 무시하는 배달 오토바이들 때문에, 일반 시민과 다른 운전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빠른 속도를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가 많다"면서 "역주행, 신호위반은 기본이어서 참다못해 경찰서에 직접 단속을 해달라고 요청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30년차 택시운전기사 박모(73)씨도 "배달 오토바이가 갑자기 끼어들어 아찔했던 적이 많다"며 "이제는 운전자가 조심한다고 사고가 안 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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