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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선 그은 김오수, 검찰총장 임기 보장돼야

입력
2022.03.1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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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은 16일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권성동 의원의 사퇴 압박에 대한 거부의 뜻이다. 내년 5월까지 임기를 지키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나 당장 물러날 의사가 없으니 흔들지 말라는 점은 분명히 밝힌 것이다.

권 의원은 엊그제 라디오방송에서 김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대장동·백현동 수사를 걱정하지 말라고 약속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알아서 물러나라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 중립과 독립을 강조하다 대선에 승리하자 총장 임기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대선 승리 일주일도 안 된 시기에 총장 허물부터 들춰내 진퇴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고 부적절하다.

문제는 국민의힘 내부의 총장 교체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 점이다. 앞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도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스스로 거취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막역한 두 실세의 말이 이렇다면 새 정부의 검찰 역시 권력의 칼 역할을 반복할 것이란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검찰총장 인선은 어느 정부에서든 가장 우선 순위에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과거 권력 교체기의 긴장관계 속에 물러난 전례도 두 번 있고, 민정수석실을 없애기로 한 윤석열 정부에서 총장 역할이 커진 변수도 있다. 하지만 총장 진퇴는 김 총장 개인의 문제를 떠나 검찰 독립, 중립과 직결된 사안이다.

총장 2년 임기제를 도입한 배경 역시 검찰 밖 권력의 흔들기를 막기 위한 것이고 윤 당선인이 총장 시절 문재인 정부에 맞서 임기를 지키려 했던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스스로 검찰 독립성을 더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불과 얼마 전인 대선 후보 시절이다. 정치가 사법화하는 현실에서 이런 약속과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사회갈등의 진영적 해결, 사법의 정치화란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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