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호프만식 가마...원형 보존
1,200도 22개 가마 구성...대량생산 가능
하루 5만장씩 연간 1,000만장 생산
1990년 대 쇠퇴하면서 당시 모습 그대로
인터넷 지도는 물론 차량용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건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건물은 1970~80년대 벽돌 굽던 가마와 더불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벽돌공장 ‘영신연와’다. 원형 그대로 존치한 국내 유일의 호프만식 가마이기도 하다.
15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내 유일한 근대 산업유산인 ‘영신연와’를 기록화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존치 및 문화재 등록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수원시 고색동 고색중 뒤편에 위치한 ‘영신연와’는 일제강점기 이후 폭발적인 건축물 수요에 1973년 완공한 벽돌공장 중 하나다. 하루 5만장씩 연간 1,000만장의 붉은 벽돌을 찍어낸 곳이다.
특히 ‘영신연와’는 국내 마지막 호프만식 가마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독일의 기술자 프리드리히 호프만(1818~1900)이 고안해 명명된 ‘호프만식 가마’는 열효율을 극대화해 벽돌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인물이다. 22개의 가마에서 1,200도 이상으로 구워냈다. 44.5m의 굴뚝도 그대로 있다.
하지만 1990년대 공급이 늘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고층 아파트의 도입에 따른 구조재 및 마감재 변화로 벽돌공장이 쇠퇴하면서 1993년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가마와 건물, 사택 등은 30년 전 그대로 있지만 벽돌을 쌓아 두던 부지는 일부 주민들의 주말농장, 주차장, 창고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원시는 2020년 ‘수원 영신연와 벽돌공장 일원 기록화 조사 용역’을 통해 △지역사회 조성과 삶에 기여한 산업유산 △벽돌생산의 전 과정이 온전하게 현존하는 마지막 벽돌 가마 △노동자의 삶과 기업체 역사가 온전하게 남은 희소 사례 △수원의 근대도시 성장 모습을 담은 근대산업 유산 △지역사화 형성과 문화에 기여 등 근현대 산업유산의 가치를 확인했다.
‘영신연와’의 가치는 지난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한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 공모전에서 미래세대지킴이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등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 지킴이를 자처하고 그간 찍은 삽화와 사진, 영상 등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찍어 영신연와를 기록하고 있는 배우이자 연출가 서승원씨는 “영신연와는 서수원의 역사와 이야기, 붉은 벽돌과 파란 하늘의 원초적 색감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모니터링해 영신연와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영신연와는 근대 문화적 가치가 높지만 고색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돼 있고 사유지에 사유재산이다 보니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향후 영신연와 공장의 보존 및 활용 가능성과 독일과 일본 등에서 호프만식 가마를 활용한 사례 등을 기록화 조사에 포함시켜 문화유산 등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원시에 남은 마지막 산업유산에 대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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