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여자)아이들이 1년 2개월 만에 컴백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여자)아이들이 1년 2개월 만에 돌아왔다. 5인조로의 멤버 재편부터 음악적 성장까지 큰 변화를 겪었던 긴 공백 끝 컴백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랜 기다림과 기대 속 돌아온 (여자)아이들이지만 공백기 전 이들이 이어왔던 성공적인 행보가 이번에도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지난해 의도치 않은 공백기를 갖기 전까지 (여자)아이들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리더 소연의 프로듀싱, 작사·작곡 능력을 필두로 한 독보적인 음악 스타일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치열한 가요계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들의 무기였다. 실제로 (여자)아이들은 데뷔 이후 '라타타' '세뇨리따' '라이언' '한' '화' '오마이갓'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실력파 4세대 대표 아이돌로 입지를 굳혔다. 그 사이 엠넷 '퀸덤'에 출연하며 쌓은 인지도와 대중성은 이들의 행보에 더 큰 힘을 실었다.
빠르게 입지를 굳힌 만큼 (여자)아이들의 활동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위기는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지난해 2월 전(前) 멤버 수진의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초 수진과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이후 배우 서신애의 학폭 피해 주장과 추가 폭로까지 더해지며 결국 수진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 가운데 소속사가 보여준 대응도 아쉬웠다. 수진의 학폭 논란 이후 큐브는 최초 폭로자와 악플러를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정작 진실 여부에 이목을 모았던 서신애의 폭로에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했다. 결국 사태는 제대로 된 규명 없이 오랜 시간 부유했고, 수진은 조용히 팀을 탈퇴했다. 그리고 지난 5일 (여자)아이들의 컴백을 앞두고 팀을 떠났던 수진과 큐브의 전속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학폭 이슈의 진실 여부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조차 없이 수진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사회적 반향이 컸던 논란 탓에 (여자)아이들은 지난 1년 간 일체의 완전체 활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개운하지 못한 마무리 속 (여자)아이들은 수진이 남긴 사태의 꼬리표를 제대로 떼지 못한 채 컴백에 나서게 됐다. 사태의 시작부터 끝까지 남겨진 피해는 오롯이 (여자)아이들이 짊어지게 된 모양새다.
이같은 상황 속 우여곡절 끝 발매하게 된 첫 정규 앨범 '아이 네버 다이(I NEVER DIE)' 컴백 쇼케이스에서도 '5인조 재편'에 대한 우회적인 질문이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멤버들이 수진에 대한 언급 없이 '데뷔 첫 정규 앨범' '오랜만의 컴백'에 초점을 맞춘 대답을 내놓으며 쇼케이스는 무사히 마무리 됐지만 제대로 사태에 매듭을 짓지 못한 탓에 (여자)아이들의 컴백에 오롯이 집중돼야 할 관심이 분산됐다는 점은 아쉽다.
지난해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여자)아이들이 입은 타격은 꽤 컸다. 4세대 아이돌 시장에서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던 만큼, 공백기 사이 잇따라 데뷔해 입지를 넓힌 경쟁 그룹들의 등장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됐다. 자연스럽게 수진의 빈 자리는 지워졌지만 (여자)아이들과 무관하게 제대로 해결짓지 못한 수진의 이슈는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 모든 상황이 소속사의 미흡한 위기 대처 능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물론 그간 (여자)아이들이 입증해 온 음악성을 고려할 때 5인조로 돌아온 이들이 다시 재기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앞으로에 마냥 청신호를 켜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언젠가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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