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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부담·스트레스에…' 눈물이 마를 새 없는 암 환자들

입력
2022.03.14 09:10
수정
2022.03.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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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암 환자 ‘재정 독성’ 영향 평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맞닥뜨린 암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순간에도 결국 돈이 문제가 된다. 암 환자가 의료비 부담 걱정만으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태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으로 인한 ‘재정 독성(Financial Toxicity)’ 탓인데, 암 환자로 하여금 삶의 희망과 목적을 앗아가는 주원인으로 꼽혔다.

재정 독성이란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저축 고갈 등 물질적인 영역은 물론 스트레스와 걱정을 포괄하는 심리적 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미국암학회가 만들었다. 암 환자는 일반인보다 재정 독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2.5배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조주희(암교육센터)ㆍ강단비(임상역학연구센터)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2017년 10월~2018년 3월 암을 극복한 생존자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생존자 727명의 평균 나이는 54세로 가계에서 수입과 지출 모두 가장 많고, 필요할 때 암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맞이했다.

이들 중 26%가 의료비에 대한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재정 독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답했다. 12%는 실제로 가계상의 어려움으로 물질적 재정 독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 모두에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얼마나 느끼는지, 삶의 목적이나 희망에 대한 상실감은 어떤지 등을 물었다. 모두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들로 암 치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그 결과 물질ㆍ심리적 재정 독성 상태에 처한 이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2%가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소했다. 당장 가계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리적 재정 독성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불확실성을 호소하는 비율이 34.6%에 달했다. 심리적으로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고 답한 사람과 비교하면 4.9배나 높다.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다고 답한 사람들의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실제 물질적 어려움은 없지만 심리적 재정 독성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다고 답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1.9배, 2.5배 더 높았다.

조주희 교수는 “암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났을 때 갑작스러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암 진단 초기부터 암 치료에 필요한 재정 지출 계획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upportive care in cancer’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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