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들 주가 하락에 개인투자자 불만 증폭
삼성 GOS 논란 등 악재 더해지며 안건 '반대'
최고경영진이 직접 주가 부양에 나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착된 비대면 문화의 최대 수혜 분야인 정보기술(IT) 업계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업 내외 악재 등이 겹치면서 주가도 급락,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각 사에선 리더십 교체와 주가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삼성전자 소액주주 "반대표 행사하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14일 네이버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주총에 들어간다. 네이버에선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 쇄신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임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고가 있었던 만큼 한성숙 대표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 4인방이 물러났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임 최수연 대표이사 내정자와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부사장)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임직원들과 노조에선 "이번 선임 안건 자체가 부적절하다. 진정한 쇄신안으로 볼 수 없다"며 주총에 참석, 반대표까지 던지면서 실력 행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16일 열릴 제53기 정기 주총을 앞두고 잇따른 악재에 노심초사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지난해 10만 원 가까이 올랐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 원 초반까지 빠졌다. 특히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S22'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의 성능 제한 논란으로 출시 초반부터 흥행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을 비롯해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및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상정할 삼성전자의 이번 주총에선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자고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까지 주총에 앞서 주요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주총 당일 노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사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크래프톤, 주가 부양책으로 주주 달래기
계열사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인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를 내세우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설 방침이다. 남궁 내정자는 앞서 "카카오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며 "올해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반토막까지 추락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에선 장병규 의장이 직접 주가 방어에 나선 상태다. 장 의장은 주총을 앞두고 한 달 사이 300억 원 규모의 크래프톤 주식을 매집했다. 크래프톤은 또 이번 주총에서 암호화된 분산 데이터베이스(DB)인 블록체인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주가 견인에 올인할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호재로 IT기업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왔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계속 빠지면서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며 "주총장에서 새로운 비전을 밝히는 동시에 주주친화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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