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OA 방송, 민간 위성사진 분석
김정은 “너절한 南시설 들어내라” 지시 후 2년 만
북한이 현대아산이 운영하던 ‘금강산 해금강호텔’을 해체하고 있다는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2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5~9일 금강산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사진에는 6일부터 해금강호텔의 오른편 옥상 부근이 구멍이 뚫린 듯 어두운 색깔로 변한 모습이 찍혔다.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호텔 바로 앞 육지 부분의 바닥에 중장비 등이 있는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날(11일) 정부 및 군 소식통은 기자들에게 ‘금강산의 남측시설이 철거되는 정황이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어떤 시설이 철거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해금강호텔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측은 ‘시설물을 모두 철거해달라’는 대(對)남 통지문을 지속적으로 발송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2020년 1월 시설 철거 일시 중단을 통보했었는데, 최근 아무런 상의나 통보 없이 철거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금강산지구를 ‘우리식’으로 건설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해금강호텔은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개장했다. 현대아산이 소유ㆍ운영해왔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해금강호텔도 문을 닫았다.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관광지구 내 민간 시설들을 동결했다. 2019년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문화회관 등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시설은 10여년 간 관리되지 않아 녹슬고 허물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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