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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5년 고갈 막을 수 있을까… 덜 받고, 더 내는 국민연금 개혁 '시급'

입력
2022.03.14 22: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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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노믹스 과제] <1>재정·연금개혁
2039년 국민연금 적자·2055년엔 기금 소진
기초연금 강화·연금 '자동조정' 등 거론
국민연금-공무원연금 통합도 개혁 과제

14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4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55년. 국회 예산정책처가 예상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다. 2039년부터는 은퇴자를 위한 연금 지출이 수입(보험료+운용수익)보다 많아지면서 그간 쌓아놓은 적립금을 까먹게 된다. 더 빨라지는 인구 감소, 더 느려지는 경제성장을 고려하면 연금 고갈시기는 이보다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연금 개혁 공동 선언을 하자'고 제안하자,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약속을 하지요. 안 할 수 없으니까. 선택이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한 구체적 공약을 제시하진 못했다. 당장 연금으로 노후를 살아야 하는 고령층과 앞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청년층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연금개혁 공약으로 대통령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를 내세웠다. 구체적인 연금개혁 방식은 내놓지 않은 채 △세대 공평한 부담 △국민연금 가입자 노후소득 보장 △장기적 재정 안정화 등의 방향만 제시했다.

하지만 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겠다는 수준의 인식만으로는 서서히 닥쳐오는 국민연금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의 국민연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2020년 740조 원이던 국민연금 적립금은 2038년 1,072조 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줄어든다. 2055년에는 1년간 116조4,000억 원 적자를 보면서 적립금도 -105조 원이 된다.

만약 국민연금 고갈 시점에서 그 해에 걷은 보험료만으로, 지금 수준의 소득대체율(40%)을 맞춰주려면, 그때 가입자들은 소득의 24.6%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현재 가입자들은 소득의 9% 정도만 보험료로 내고 있다.

지금 받는 연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돈을 그만큼 더 걷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국민연금 제도 개선의 핵심은 돈을 더 내거나, 받는 돈을 줄이는 방식뿐이다. 하지만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젊은 세대와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인층의 사정을 고려하면 절충점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민연금-재정수지·적립금-전망

국민연금-재정수지·적립금-전망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선 우선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입 당시(1988년) 3%였던 보험료율은 5년 단위로 3%포인트씩 올라 1998년 9%로 설계한 뒤, 20년 이상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험료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험료율 인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면, 국민연금 제도 지속을 위해선 나눠주는 돈이라도 줄여야 한다. 현재 65세인 수급 개시 연령을 뒤로 늦추거나, 인구 구조나 물가상승률 등의 변수에 따라 연금 지급액을 조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이보다 더 빠른 고갈이 예상되는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금을 통합하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연금재정에 대한 현실적 고민 대신 보장성 강화에만 치중하다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며 "새 정부는 정권 초부터 위원회를 가동하고, 현실성 있는 개혁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세종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공적연금 개혁방안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보사연 제공

4일 오전 세종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공적연금 개혁방안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보사연 제공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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