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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축전 "尹 당선인 축하"… 관영매체는 "3不 정책 계승"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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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축전 "尹 당선인 축하"… 관영매체는 "3不 정책 계승" 압박

입력
2022.03.11 17:00
수정
2022.03.11 18: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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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축전 "초심 지켜 우호협력 강화 용의"
관영매체 "사드, 美 이익 위해 韓 위험 빠뜨리는 것"
차기 尹정부 외교기조에 예방적 쐐기 경고음?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따뜻한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이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촉진하자"고 덕담을 전한 반면, 중국 주요 관영매체들은 윤 당선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공약이 "한국을 불안정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차기 정부에 대한 중국의 복잡한 시선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 당선인을 접견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축전을 전달했다. 축전에서 시 주석은 "제20대 대통령 당선에 진심어린 축하와 따뜻한 축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시 주석은 대선 바로 다음 날 축전을 보냈다. 윤 당선인에 대한 축전은 하루 늦은 셈이다.

시 주석은 "수교 이래 양국관계가 빠르게 발전함으로서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고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과 발전 번영을 촉진하기 위한 긍정적인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 협력을 심화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중 간 '초심'을 강조해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강화 기조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축전을 받은 윤 당선인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고, 중국의 3대 교역국이 우리(한국)"라고 화답했다. 이어 "한중 수교 30주년이 양국 국민들에게 경제발전 등 여러 도움이 됐다"며 "한중관계가 더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노태우 대통령 때 북방외교를 하면서 (한중이 수교를 맺은) 1992년에 (당시) 그 영상이 지금도 휴대전화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때 중국 국가주석이 누구셨더라"고 물었고, 축전을 들고 온 싱 대사는 "양상쿤 주석이었다. 장쩌민과 덩샤오핑 동지도 계셨다"고 답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베이징 공항에서 장쩌민 총서기께서 나오신 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주한미군이 2019년 4월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35방공포여단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주한미군이 2019년 4월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35방공포여단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덕담이 넘친 회동 분위기와 달리 이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윤 후보의 사드 재배치 공약에 잔뜩 경계감을 드러냈다.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관영 환구시보는 '한중관계는 존중이 필요하며, 존중은 상호적이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3불(不) 합의'는 중국과 한국이 상호 존중한 결과물"이라고 주의환기했다. 이어 "사드 차계는 한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며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한국을 더욱 불안한 상황에 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3불 정책'은 문 정부 첫해인 2017년 중국과 도출한 외교적 합의로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수진영에서 "안보주권을 훼손한 합의"라고 비판해왔으며, 윤 당선인 역시 대선 기간 사드 추가 배치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며 사실상 3불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환구시보는 "한국은 중국의 안보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 사드 문제를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것으로 윤 당선인에게 '3불 정책 계승'을 압박한 것이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드는 탐낼 만한 게 아니다. 많은 한국인들 또한 '(사드 배치는) 미국의 이득을 위해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은 윤 당선인이 실제 이 공약을 실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쪽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선거 기간 보수권 표심을 잡기 위한 제스처지, 한중관계를 뿌리째 뒤흔들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외교 소식통은 "차기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이 이제 수립돼 가는 시기"라며 "중국은 3불 폐기가 실제 윤석열 정부의 정책으로 굳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예방 경고음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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