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11주기를 맞았다. 총 2만2,000여 명이 희생됐고 3만8,000여 명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피난생활 중이다. 사고 당시 피난구역으로 지정됐던 지역 가운데 30%가량이 지금도 ‘귀환 곤란구역’에 묶인 데다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로 인한 폐로 작업은 갈 길이 먼 실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1일 오후 후쿠시마현 문화센터에서 열린 동일본대지진 추도·부흥 기원식에서 "원전 재해로부터의 부흥에는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후쿠시마의 본격적인 부흥·재생, 도호쿠(東北) 지역의 부흥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시각인 오후 2시 46분에는 참석자 모두가 묵념으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3만8,000명 피난 생활 계속... 최초 피난 구역 중 30% 아직도 '귀환 곤란'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는 1만8,423명, 이후 피난 생활에서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악화해 사망한 사람을 지칭하는 ‘관련 사망자’는 3,786명이다. 11년간 재해 복구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흙의 제염 작업 등이 진행되면서 많은 피난민이 귀향했지만, 3만8,139명은 아직 타지에서 생활한다.
최초 피난 구역으로 지정된 원전 인근 지역 중 30%는 ‘귀환 곤란 구역’으로 지정돼 사람이 살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이 중 일부를 ‘특정 부흥재생 거점구역’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제염해 왔고 올해 봄부터 귀환자를 받는다. 하지만 새로운 지역에서 취직이나 학업 등 생활 기반을 마련한 경우가 많고, 고향에 가도 주변이 빈집이나 공터로 사람이 없어 얼마나 귀환할지는 미지수다.
데브리 조각 추출 실험 올해 하반기 시작... 880톤 언제 꺼내나
일본 정부는 30~40년에 걸쳐 원전 폐로 작업을 마친다는 목표지만 현재 속도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녹아 내린 연료봉 잔해(일명 ‘데브리’) 제거가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사람이 1시간 동안 주변에 있으면 사망할 수준의 방사선량이 방출되는 곳에서 잔해를 꺼내야 한다.
도쿄전력은 2호기의 격납 용기에 작은 구멍을 뚫고 길이 22m의 로봇 팔을 넣어 데브리 조각을 꺼내는 실험을 하반기에 실시한다. 영국에서 들여온 로봇 팔은 올 1월 최종 시험을 시작했다. 꺼낸 파편을 금속제 용기에 넣어 운반한 뒤 경도나 성분, 선량 등을 조사해 향후 폐로 작업에 참고할 방침이다.
일개 조각을 꺼내는 것도 어려운데 원전 안에 있는 데브리의 총량은 880톤이다. 하루 80㎏씩 꺼내도 30년이 걸리는 양이다. 데브리를 어디에 보관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옛 소련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데브리 제거를 포기하고 콘크리트로 전체를 덮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파편 추출은 폐로에 이르는 먼 길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내년 봄 오염수 해양 방류... 해저 터널 공사 6월부터 시작
내년 봄으로 예정된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도쿄전력은 해안에서 1㎞ 떨어진 바다까지 해저 터널을 뚫고,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낸 뒤 희석한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을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했다. 규제위가 계획을 승인하면 6월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최근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해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했을 당시에 비해 부정적 의견이 늘었으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내년 봄 해양 방류를 강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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