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김혜경 법인카드·양평 투기 의혹 등
이재명 관련 수사 속도 내면 '보복 수사' 논란
윤석열 수사 조기종결 전망에 '봐주기' 지적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대선 후보 관련 사건을 맡고 있는 경찰 수사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경찰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원칙대로 엄정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속내는 복잡한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취임까지 2개월밖에 남지 않은 데다 취임 후에는 형사소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조기종결 가능성이 커진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수사는 ‘정치 보복’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높아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인 대선 후보 고소·고발 사건은 윤 당선인의 경우 4건이고 이 후보는 6건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윤 당선인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김건희씨가 자신이 근무한 대학에 허위 이력서를 제출했다며 사기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도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 말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씨와 관련해 “집권하면 실권을 최순실씨 이상으로 흔들거라고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 처가 소유 회사의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사건은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살펴보고 있다. 윤 당선인의 장모 가족회사인 ES&D가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시한을 연장하지 않았는데도, 양평군이 사업 실시계획 인가 기간 만료일(사업시한)을 2014년 11월에서 2016년 7월로 변경 고시해 줘 특혜 의혹을 받았다.
경기남부청은 윤 당선인보다는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대장동 사업 판박이로 꼽히는 ‘50m 옹벽 아파트’와 관련한 백현동 개발사업을 수사 중이다. 대장동 의혹 관련해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과정에 성남시의회 의장 연루 및 시의원 로비 의혹이 주된 수사 대상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폰을 습득한 인물에 대한 추가 조사도 벌이고 있다.
백현동 사업은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 지역인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줘 민간업자가 3,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사업이다. 사업 추진 인물이 이 후보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인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도 재수사 중이다. 용도변경 대가로 기업들이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160억 원을 후원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경찰은 지난해 9월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지만 고발인 측 이의신청으로 검찰이 다시 수사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무마 의혹이 불거지자, 수원지검이 최근 분당경찰서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밖에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김씨의 수행비서 채용비리, 장남의 도박·성매매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최승렬 경기남부청장은 “경찰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경찰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뒤 양쪽을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사팀 입장에선 '보복 수사'나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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