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 배우 김하늘이 돌아왔다. 그간 로맨스 작품의 궤도 안에서 활약했던 김하늘이 이번에는 붉은 구두를 신고 욕망을 그린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킬힐'은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의 끝없는 욕망과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욕망과 권력을 둘러싼 세 여자의 격정적 이야기가 '킬힐'의 주 기둥이다. '검법남녀' 시리즈, '군주-가면의 주인' 등을 맡았던 노도철 감독과 신광호, 이춘우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과거 베스트 쇼호스트상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했던 우현(김하늘)의 현실로 시작됐다. 우현의 현재 위치는 주력 상품 조기 매진 시 송출하는 방송 담당으로 모두의 조소를 받고 있었다. "살다 보면 자존심보다 중요한 게 많다"는 경쟁사의 비웃음이 더해지면서 우현은 더욱 지쳐갔다.
이때 모란(이혜영)이 쓰러진 우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모란은 사장이랑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쇼호스트에게 "썩은 내에 현기증이 올라온다"고 가감 없이 직언을 퍼부을 만큼 독한 전략가로 모두가 그의 행동을 주목했다. 붉은색 구두를 신고 나타난 모란은 모두가 무시했던 우현의 존재를 인지하고 새롭게 발굴할 수 있는 '카드'로 봤다.
세 배우로 완성된 장르
작품은 김하늘 이혜영 김성령의 권력 다툼을 소재로 삼았다. 첫 방송부터 세 여성이 펼치는 암투와 대립이 예고됐다. 특히 김하늘이 멜로가 아닌 장르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았다. 이미 연기력이 입증된 세 여성 배우가 모인 만큼 작품은 치열했고 또 자체적으로 고유 색깔을 이미 완성했다. 캐릭터들의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군더더기 같은 요소는 정제됐다. 김하늘은 인물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를 여실히 표현하면서 이야기를 서서히 풀어갔다. 이미 그의 입증된 연기력은 장르물에서도 여전히 빛났다.
그간 욕망이 뜨겁게 그려졌다면 '킬힐' 속 욕망은 싸늘하고 냉정하다. 선악을 오가는 인물들의 대사들이 이 대목을 더욱 강조했다. 노도철 배우가 삼고초려를 했다는 이혜영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또 홈쇼핑이라는 배경이 주는 특색도 볼거리로 남았다. 트렌디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홈쇼핑이 드라마 소재로 등장했다. 화려한 색채와 스피디한 전개가 마치 홈쇼핑처럼 흘러갔고 수면 밑 암투를 더욱 자극적으로 담았다. 인물들의 기싸움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쉴 틈 없이 긴장감을 자아냈다.
시청률 4.4%로 출발…여성 시청자들 잡을까
'킬힐'이 단순히 욕망만을 그려낸 것은 아니다. 극중 현실성은 작품의 분위기를 더했다. 시모의 돈 요구에 시달리는 며느리, 또 회사에서 실적으로 인한 경쟁과 갈등을 언급하면서 현재 워킹맘으로 일하고 있는 3040 여성들을 공략했다. 따라서 시청률 상승에 대해 기대해 볼 여지가 있다.
특히 최근 방송 중인 JTBC '서른, 아홉'과 '킬힐'이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안방극장에 본격적으로 여풍이 일게 됐다. 이날 '킬힐'은 전국 기준 4.4% 최고 5.4%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개표 방송 여파를 감안한다면 출발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에 '킬힐'이 여성 시청자들을 꾸준히 매료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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