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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니치 향수까지…'비싼 향기'로 외도하는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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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니치 향수까지…'비싼 향기'로 외도하는 패션업계

입력
2022.03.09 16:41
수정
2022.03.09 16:49
0 0

'희소성' '가심비' 타고 니치 향수 수요 늘자
신세계인터 이어…LF·한섬도 판권 확보 경쟁
패션 사업과 연관성 높아…진출 용이 장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니치 향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에르메스 퍼퓸' '메모' '엑스니힐로' '디에스앤더가' 등 총 9개의 니치 향수 브랜드 판권을 보유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니치 향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에르메스 퍼퓸' '메모' '엑스니힐로' '디에스앤더가' 등 총 9개의 니치 향수 브랜드 판권을 보유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 회복세를 보인 패션업계가 새 먹거리로 '니치 향수'를 점찍었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고, 일반 향수나 화장품보다 단가가 비싸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니치 향수는 천연 원료나 희귀 성분을 사용해 독특한 향을 내는 프리미엄 향수다. 주로 소수의 취향에 맞춘 제품이었으나 최근 백화점 입점과 온라인 판매 등 판로가 확대되며 접근성이 높아졌다. 패션업계는 희소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덜 알려진 해외 브랜드 중심으로 판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향기도 개성있게…'가심비'가 키운 니치 향수 시장

내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개점 예정인 한섬의 니치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연출 이미지. 한섬 제공

내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개점 예정인 한섬의 니치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연출 이미지. 한섬 제공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향수시장은 내년에 6,5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향수시장에서 프리미엄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라 고가의 니치 향수도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해 니치 향수의 온라인 매출이 107.8% 늘었다.

니치 향수 유명 브랜드로는 조말론, 딥디크 등이 있는데, 패션업계는 낯선 해외 브랜드 위주로 독점 판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면 새로운 경험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독특하고 희소성 있는 향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섬은 프랑스의 유명 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와 손잡고 다음 달 현대백화점에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를 개점한다. 퍼퓸 프라팡, 어비어스 등 생소한 10여 브랜드를 단독으로 선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보유 중인 9개 브랜드에 이어 꾸준히 신규 브랜드를 발굴할 계획이다.

가격도 비싸진다. LF가 론칭을 준비 중인 프랑스 브랜드 조보이는 향수 종류별로 6만5,000원부터 최대 200만 원대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췄다. 조보이는 올 상반기 LF몰에 첫선을 보인 후 연내에 백화점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패션업계의 이유 있는 니치 향수 '외도'

LF가 국내에 론칭 예정인 니치 향수 브랜드 '조보이'의 파리 부티크. LF 제공

LF가 국내에 론칭 예정인 니치 향수 브랜드 '조보이'의 파리 부티크. LF 제공

패션업체에서 니치 향수 사업은 본업과 연관성이 크고, 주요 타깃층이 맞물려 진출이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LF와 한섬 등이 새 니치 향수 브랜드를 자사몰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의류 구매 수요가 향수로 확장될 수 있고, 고객 유입 효과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또한 최근 확대 중인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섬은 지난달 화장품 사업의 일환으로 니치 향수 시장에 진출한다며 '토털 라이프 스타일 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 쏠린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화장품, 향수 등 유사 업종 위주로 패션업계의 외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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