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
서울 도심 곳곳서 기념 집회·행사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목소리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시청에서 대학로까지 행진을 하며 여성근로자 차별 금지 및 성평등 구호 등을 외치고 있다. 뉴스1
8일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선 평등과 평화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시청 앞 광장은 이날 오후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민주노총이 주최한 여성의 날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여성해방,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의 풍선을 들었기 때문이다. 여성 노동자가 중심이 된 시위대는 '젠더프리' '모두가 평등한 세상' '차별과 혐오를 넘어 성평등 세상으로'라고 적힌 피켓을 앞세우고, 중구 서울광장부터 종로구 마로니에공원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시작할 땐 일제히 보라색 풍선을 터뜨렸다. 차별을 철폐하자는 의미였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방직공장 화재로 숨진 여성 동료들을 기리며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한 일을 기려 제정됐다. 이경옥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여성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114년이 지났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비정규직과 저임금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되고부터는 질 낮은 일자리마저 감염병을 빙자한 해고로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엔 한국진보연대가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와 연계해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청까지 여성 임금차별을 비판하는 '페이미투(Pay Me Too)'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여성들은 학교 급식 노동자, 병원 치료사, 학생 등 각자 직업에 맞는 복장으로 참석했다. 이들이 각자 원하는 문구를 적어 치켜세운 피켓엔 '젠더 평등 세상' '노동현장 평등' '성평등한 임금' 등이 적혔다.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을 맞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한국YWCA연합회, 서울여성노동자회 등 한국 여성단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여성평화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여성의 날 집회엔 우크라이나 상황과 맞물려 전쟁을 규탄하는 평화의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한국YWCA연합회와 여성단체들은 이날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고 전쟁 피해자와 연대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폭력에 저항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왔다.
한미미 세계 YWCA 부회장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지금 전쟁 공포 속에서 죽음과 삶을 오가고 있다"며 "우리 여성들은 우크라이나 시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할 때까지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나탈리아 율리아네츠 우크라이나 YWCA 회장은 한미미 부회장이 대독한 편지에서 "우리들은 공포와 고통 속에서도 남성들과 어깨를 맞대고 최전선에서 러시아 부대와 투쟁하고 있다"며 "이 전쟁의 광기를 멈출 수 있게 세상 모든 여성들이 최선을 다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도 결의문에서 "명분 없는 전쟁으로 여성이 처한 상황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며 러시아에 침공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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