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택시가 딴길로 가"... 주행중 뛰어내린 여대생 뒷차에 사망

알림

"택시가 딴길로 가"... 주행중 뛰어내린 여대생 뒷차에 사망

입력
2022.03.08 14:43
수정
2022.03.08 15:17
10면
0 0

'어디 가느냐'고 물었지만 기사는 답 없어
차에서 뛰어내렸지만 SUV에 치여 숨져
경찰, 납치로 오해한 상황 가능성 조사중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밤중에 고가도로를 달리던 택시에서 여대생이 도로로 뛰어내려 뒤따라 오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택시기사가 목적지를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길로 진입하자, 숨진 여대생이 납치된 것으로 오해하고 탈출하려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8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4일 오후 8시 45분쯤 포항시 북구 흥해읍 KTX포항역 인근에서 60대 기사 B씨가 운전하는 택시를 탔다.

경찰이 확보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가 택시기사에게 “OO대학 기숙사로 가 달라”고 말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한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XX대학 기숙사로 가면 되느냐”며 학교 이름을 말했고, 이에 A씨는 “네”라고 답했다고 한다.

택시가 예상한 방향과 다른 길을 달리자, A씨는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A씨는 “내려도 되느냐”고 재차 물었고, 이번에도 기사가 아무 대답이 없자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당시 A씨가 택시에서 뛰어내린 도로는 도심 교통체증을 분산하기 위해 만든 국도 대체 우회도로여서, 교차로와 신호등 없고 시속 80㎞까지 달릴 수 있는 고가도로다. A씨는 도로로 뛰어내렸다가 뛰따라 오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에 치여 숨졌다.

사건 이후 택시기사 B씨는 경찰에서 "행선지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대학 기숙사 방향으로 달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청력이 좋지 않아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과 기사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A씨가 자신이 납치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택시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숨진 A씨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의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이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한다"며 "일파만파 퍼진 기사를 본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오해를 하는 것 같아 하나뿐인 동생으로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누나는 낯선 곳을 향하는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남자친구에 메신저로 전달했고, '아저씨 세워주세요'라는 말까지 했지만 택시 기사는 반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누나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 안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