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기념 특별 로고 선보인 네이버
그동안 "여성의 날 알리기에 소극적" 비판 받아
누리꾼들 "세상이 정말로 바뀌고 있나" 긍정 반응도
여성의 날(3월 8일)마다 무성의한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네이버가 8일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을 맞아 배너를 새로 꾸몄다. 네이버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 사이트에서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인 빵(밀)과 장미를 형상화한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벌어진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UN)에서 공식으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시위 참여자들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요구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까지도 빵과 장미가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UN 여성기구가 발표한 2022년 세계 여성의 날 표어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성 평등한 오늘(Gender equality today for a sustainable tomorrow)'이다.
한국은 1985년부터 '한국 여성대회'를 열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법정 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었다.
화려한 그림으로 무장한 구글, 글자만 덜렁 있는 네이버
네이버는 각종 기념일마다 스페셜 로고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네이버 로고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념일을 선정하는 기준은 ①잘 알려진 날, ②뜻밖의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날, ③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날 등이다. '우리나라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첫 비누 제조법 발명일, 첫 국립공원 지정일 등에도 스페셜 로고를 따로 만들었다.
그런 네이버가 세계적 기념일인 세계 여성의 날은 유달리 소극적으로 표기하는 것을 두고 누리꾼들은 꾸준히 비판해왔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따로 알리기 시작했고, 그동안 표기는 PC 버전은 화면 우측 구석에, 모바일 버전은 메뉴 중간에 배치되었다.
2021년에는 처음으로 검색 창에 별도 이미지 작업을 시작했지만 3년 연속 스페셜 로고 없이 단순 표기만 반복하자 누리꾼들은 구글과 비교했다. 구글은 기념일이나 특정 행사, 업적, 인물을 기리기 위해 '구글 두들'이라는 스페셜 로고를 쓴다. 구글 두들은 세계 여성의 날 역시 다른 기념일과 마찬가지로 일러스트레이션이 포함된 로고와 더불어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초라한 세계 여성의 날 표기 "아이스크림 생산일과 비교된다"
네이버의 태도는 월드와이드웹(www)의 탄생일과 같이 법정기념일이 아닌 날에도 스페셜 로고를 준비하던 것과 대조되었다. 누리꾼들은 "아이스크림 첫 대량 생산일은 공들여 만들더니 세계 여성의 날은 텍스트만 있는 게 해도 해도 너무하다", "로고 디자이너가 파업한 것이 아니냐" 등 날 선 평가를 내놓았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과 네이트 등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는 그동안 세계 여성의 날을 알리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2022년 기준 다음은 PC 버전 우측에서 여성의 날 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이고, 네이트는 모바일과 PC 버전 모두 표기를 찾아볼 수 없다.
국내 1위 플랫폼의 변화… 새로운 바람 불어올까
소비자데이터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네이버가 1위에 뽑혔다. 국민 대다수가 사용할 만큼 영향력을 갖춘 대형 포털 사이트가 처음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대대적으로 기념한 것이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네이버가 드디어 여성의 날을 표기하다니, 세상이 정말로 바뀌고 있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기에 바뀐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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