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피란 직후 참가한 대회서 연승 끝에 준우승
야스트렘스카 "응원 감사…저도 조국 위해 싸울 것"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위해 상금 전액 기부하기로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보트를 타고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뒤 프랑스 테니스 대회에 나선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2·우크라이나)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승리의 영광을 조국의 팬들에게 돌리며 준우승 상금 1만2,000파운드(약 1,939만 원)를 우크라이나 지원 재단에 기부했다.
야스트렘스카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리옹오픈(총상금 23만9,477 달러) 단식 결승전에서 장솨이(중국)에게 1-2(6-3 3-6 4-6)로 역전패했다. 2020 애들레이드 대회 이후 처음으로 투어 결승에 올라 통산 4번째 우승엔 실패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불과 1주일 전까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가족과 함께 지냈던 야스트렘스카는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조국을 탈출했다. 보트를 타고 다뉴브 강을 건너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에 도착했다. 2000년생인 그는 16세 여동생 이반나를 데리고 프랑스까지 갔고 부모님과는 보트 선착장에서 작별해야 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황에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야스트렘스카의 선전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아나 보그단(루마니아), 크리스티나 벅사(스페인), 재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 무대까지 올랐다. 결승에서 야스트렘스카는 2019년 윔블던 16강전에서 맞붙었던 장솨이를 만나 설욕을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패했다.
야스트렘스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만일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지금 이 중계를 보고 있다면 '당신들은 정말 강인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나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지난 한 주는 정말 힘들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내 조국을 위해 이곳에서 경쟁했다"며 "모두가 나를 많이 응원해줬다. 이곳 사람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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