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의 마음' '군검사 도베르만' '소년심판' 등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이 연이어 찾아왔다. 소재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프로파일러 태동기를 담은 동명 실화 르포를 바탕으로 기획된 '악의 마음', 버닝썬 카르텔 등 실제 유명 사건들을 연상하게 하는 '군검사 도베르만'이 무게감을 달리하면서 실화를 토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김남길 주연작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하 '악의 마음')은 꾸준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인기를 수성 중이다. 치밀한 대본이 흥행 요소로 꼽히고 있다. '악의 마음'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을 모티프로 삼아 자전적 이야기에 픽션을 섞었다. 작품 초반 실제 사건과 관계없다는 문구가 명시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유영철 정남규 등의 연쇄 살인 사건들이 떠오르게 된다.
'악의 마음' 작가 "실화 범죄 각색, 조심스러웠다"
대본을 집필한 설이나 작가는 "'악의 마음'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를 다뤄야 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런 지점들이 시청자 마음에 잘 전달됐다"면서 '악의 마음'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을 짚었다.
영화 '변호인', 드라마 '무법 변호사' 등을 쓴 윤현호 작가는 tvN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연상하게 했다. 과거 정치인 아들의 황제 군복무 논란, 클럽 내 마약 및 성범죄 등 대중에게도 익숙한 사건이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재조명됐다. 특히 극중 '카르텔' 모임은 그룹 빅뱅 출신 승리의 '버닝썬 카르텔'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울러 아이돌 알렌(박상남)이 휴대폰으로 불법 촬영을 자행하는 장면도 그 중 하나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각색한 '소년심판'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순위 1위를 차지한 '소년심판'도 실화를 각색하면서 현실성을 가미했다. '소년심판'의 에피소드 중 하나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인천 연수구에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 양이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피해자 A씨를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A양이 김 양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는 점, 김 양의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이 유사하다. 또 당시 재판부가 김 양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며 우발적 살인을 주장했으나 모두 기각했다. '소년심판'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사건 재조명, 피해자에 대한 존중 필요
드라마가 실화를 다룰 때 긍정적인 여파는 크다. 가장 먼저 사건의 재조명이다. '악의 마음'의 경우 범죄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특히 '소년심판'은 수년간 화제였던 소년범죄에 대해 무게감을 갖고 접근하면서 사회의 기능에 대한 고민을 전달했다. 향후 소년법 및 형법 개정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도 모인다. 또 실화를 기반으로 작품 자체의 현실감이 높아진다. 대중에게 익숙한 사건일수록 몰입도는 고조된다. 대중의 공감이 주제와 맞닿을 때 드라마에 대한 화제성이 사건과 함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분명하다. 피해자, 사건에 대한 존중이다. 단순히 가해자를 '빌런'으로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이슈몰이보다 중요한 진정성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희대의 살인마를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잔혹한 그림만 연출된다. 실제로 존재하는 피해자들이 있음을 늘 명시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