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치킨집 사장 출신 국회의원이 말하는 '프랜차이즈 갑질 해결법'

입력
2022.03.08 04:30
24면
0 0

[치킨 공화국의 속살]
치킨집 사장 출신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천 부평서 8년 치킨집 흥망성쇠 몸소 체험
"치킨 공화국 대한민국에 불편한 진실도 많아"
"bhc 기름 폭리 보니 필수품 사전 승인제 필요"
"중기부, 프랜차이즈 -가맹점 불공정 문제 봐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치킨집 사장 출신 국회의원인 그는 의원실 한 켠에 '상인과 더불어 세상의 중심으로'라는 팻말을 걸어두고 있었다. 이한호 기자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치킨집 사장 출신 국회의원인 그는 의원실 한 켠에 '상인과 더불어 세상의 중심으로'라는 팻말을 걸어두고 있었다. 이한호 기자

‘치킨’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빛이 확 바뀌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겪은 '갑질' 피해 사례를 듣자 주먹을 꽉 쥐기도 했다. 매일 뜨거운 기름통 앞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닭을 튀겨본 국회의원의 반응은 남달랐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치킨집 사장 출신’이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다. 창업부터 폐업까지, 치킨집의 흥망성쇠를 직접 지켜보고 몸소 체험했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도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 해결’이다.

“우리나라는 치킨 없이 못사는 치킨 공화국인데, 정작 치킨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연신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4일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지은 인턴기자

지난달 4일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지은 인턴기자

-프랜차이즈 가맹점 소속이 아니라, 치킨집을 직접 창업한 이유는.

“젊은 시절 학생 운동과 지역 활동가 외에 사회 경험이 거의 없었다. 목돈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치킨집이나 호프집 창업뿐이었다. 치킨은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간식인 데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교육만 받으면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은퇴 후 치킨집을 여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나.”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사야 하는 ‘구매 강제품’이 시중보다 비쌀 때도 있다.

“당시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매일 도매시장을 발로 뛰어 직접 닭을 사왔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들도 나와 비슷한 가격에 닭을 사왔다. 대형 프랜차이즈라면 ‘규모의 경제’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치킨 튀기는 기름은 어떻게 구했나.

“말통(20L) 단위로 직접 사왔다. 도매상과 대형 식자재 마트를 돌아다니며 여러 제품을 써봤다. 기름은 금가루를 뿌리는 공정이 있지 않는 한,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 한국일보 보도대로 bhc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4만 원 정도에 사서 가맹점에 9만 원에 공급하는데, 다른 제품과 비교해 품질 차이는 없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놔둬도 되나 싶다. 필수 품목과 관련한 법안 발의를 고민 중이다. ”

bhc는 전용 튀김유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15㎏ 기름 한 통당 치킨 60마리를 튀기는데,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한 통당 9만 원이 넘는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hc는 전용 튀김유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15㎏ 기름 한 통당 치킨 60마리를 튀기는데,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한 통당 9만 원이 넘는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케첩과 젓가락도 본사를 통해 사야만 한다.

“본사가 구매하는 원부자재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사는 공급처로부터 구매하는 가격을 ‘영업 비밀’이라고 하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누구나 최저가를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일부 회사는 필수 품목에 특수한 비법을 넣어 가공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맛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면, 필수 품목에 대해선 본사가 독점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0.01% 가공해놓고 라벨을 갈아 끼운 뒤 폭리를 취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이런 사례는 점주 개인이 확인할 수 없으니 공정위나 특허청,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적인 가치가 인정돼 마진을 많이 붙여도 되는지 당국에서 가려줘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나서야 하는 이유는.

“소상공인과 자영업 정책을 총괄하는 곳이 중기부인데, 그동안 프랜차이즈·가맹점주 문제는 사각지대나 다름 없었다. 매년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피해 실태조사’를 하지만, 설문조사가 끝이다. 공정위는 감독기관이지만 인력과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 불공정 거래 단속을 위한 특사경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하루 12시간 근무를 강제 당하는 가맹점도 있다.

“영업시간 안 지켰다고 본사에서 불이익 주는 건 도가 지나쳤다. 돈을 덜 벌고 싶은 가맹점주가 세상에 어디 있겠나. 본사는 수익이 나는 영업시간을 데이터화해 가맹점과 조율해야 한다. 편의점도 야간 영업 강제를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고 하는데.

“단체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프랜차이즈들도 있다. 그래서 점주 단체에 교섭권을 줘야 한다. 가맹점주 단체를 공정위에 등록해 본사와 협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이유다. 쟁의권을 주자는 뜻이 아니다. 점주와 본사는 독립된 ‘계약’ 관계인 만큼,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는 배달료 문제도 심각하다.

“수수료 부과 체계에 문제가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플랫폼에서 배달기사와 대행업체에 넘기는 과정에서 연달아 수수료가 붙는다. 이런 수수료가 과연 합리적인지 살펴봐야 한다. 대선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 갑질'로 상징되는 여러 문제를 공론화하고 살펴보려 한다.”

조소진 기자
심희보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