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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와의 밤샘 사투... 삼척 LNG 기지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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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와의 밤샘 사투... 삼척 LNG 기지 지켜냈다

입력
2022.03.05 10:21
수정
2022.03.0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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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대용량 방사포 전진배치
해군·공군에 지원 요청하면서 대비
"뚫리면 끝" 버티며 위험시설 막아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불길이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인근 야산까지 내려와 있다. 연합뉴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불길이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인근 야산까지 내려와 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시로 번지며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위협했으나, 소방과 군 당국이 힘을 합쳐 방어에 성공했다.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울진에서 도 경계를 넘어 강원까지 확산된 산불은 전날 오후 5시 30분쯤 삼척시 원덕읍 소재 LNG 생산기지 2㎞ 전방 앞산까지 접근했다.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고, 소방대원과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은 해군 함대와 공군에 지원까지 요청한 상태에서 화마와 밤새 사투를 벌였다. 강풍을 타고 금세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다는 소방 관계자의 얘기다.

불이 삼척으로 번지자 소방당국은 울진에 투입됐던 진화대원과 장비를 삼척 LNG 기지로 되돌려 이동시켰다. 소방당국은 월천저수지를 진화 자원 집결지로 정하고 민가보호를 위한 1차 방어선을 구축한 뒤, 호산 삼거리 주유소에 119현장 지휘소를 설치했다.

이후 소방대원 225명과 장비 90여 대를 투입, LNG 기지를 포위하듯 둘러싼 상태에서 사전에 물을 뿌리는 예비 살수 작전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울진 산불에서 원자력발전소 보호에 활용한 35만 리터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LNG기지 주변에 전진 배치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흘렀다.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강릉 공군기지와 동해 1함대에도 장비와 인원 지원을 요청해 둔 상태였다. 중앙119구조본부는 고성능 펌프차 등 장비 16대를 LNG 생산기지 인근의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주변에 배치해 밤새 예비 살수 등 방어 작업을 펼쳤다.

다행히 밤사이 강풍이 잦아들고 소강 국면을 보이면서 LNG 생산기지를 위협했던 화마는 최종 방어선인 원덕읍 가곡천을 넘지는 못했다. 날이 밝자 산림 당국은 울진·삼척 일대에 진화 헬기 58개를 투입, 오전 중 주불 진화를 위해 총력전을 시작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화마로부터 LNG 생산기지를 막아내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방어작전을 펼쳤다"고 밤새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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