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꾼개미에게서 배우는 경작형 경영의 원리
중남미 열대지역의 잎꾼개미(Leaf-Cutter Ant)는 자기보다 더 큰 나뭇잎을 입에 물고 수백 미터 행렬을 이루며 운반한다. 나뭇잎을 가져오는 것은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사람이 참나무에 구멍을 뚫어 버섯을 키우는 원리와 흡사하게 나뭇잎을 잘게 자르고 침과 섞어 버섯 재배를 위한 토양으로 사용한다. 수많은 병원균과 곰팡이가 득실대는 땅속에서 개미는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그 비결의 하나는 외부 기후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교묘한 구조로 개미굴을 판다는 것이고, 또 다른 비결은 수백종의 식물 중에서 재배하는 버섯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에 맞춰 잎과 꽃을 고른다는 것이다. 6,500만 년 전부터 농사를 지어온 잎꾼개미들은 농사를 짓도록 진화했고, 덕분에 쉽게 식량을 조달할 수 있어 개미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복잡한 군집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 경영도 매번 외부 자원을 사냥해오는 ‘수렵형’보다, 자원을 수확하는 ‘경작형’이 효율적이다. 경작형 경영을 위해서는 잎꾼개미처럼 적절한 토양을 만들고, 꼭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야 한다. 경영학에서는 이런 토양을 플랫폼, 영양분을 인센티브라고 부른다.
1997년 온라인 DVD대여 기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글로벌 1위 OTT 기업으로 진화했다. 성공 원천은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를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것과, 콘텐츠 제작자와 이용자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킹덤’이나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를 각종 제약에서 자유롭게 제작하도록 지원했다. 또 콘텐츠 이용패턴 빅데이터를 20여 년에 걸쳐 축적한 덕분에 고객들에게는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 편리성과 만족도를 높여주었다.
편리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작형 경영은 현대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진화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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