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플랫폼 구축 홍원화 경북대 총장
개방·협업형 대구경북혁신대학 설립
1학생 2대학 졸업장 등 학사 혁명 통해
"지역이 필요한 인재, 지역대학이 양성"
'지방 소멸'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이 '혁신 인재를 키우자'는 구호 아래 하나로 뭉쳤다. 지방 소멸을 막으려면 지역 혁신을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며, 지역 혁신은 인재 양성을 통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와 경북도, 경북대와 영남대, 대구상공회의소, 대구·경북 지방중소벤처기업청, 화신 등 15개 기관은 지역협업위원회를 구성했다. 4일에는 23개 대학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북 혁신대학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대는 특히 지역 대학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플랫폼이 될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 사업의 총괄 대학이다. 사업을 이끌고 있는 홍원화(59) 경북대 총장을 만나 RIS 사업의 내용과 기대 효과를 들어 봤다.
-RIS 사업이란 무엇인가.
“지자체와 대학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 특성에 맞게 주력 산업을 정하고, 이에 적합한 인재를 대학 혁신을 통해 양성해 지역 사회에 공급하자는 취지다. 지원 대상 지역을 교육부가 최장 5년간 300억~480억 원까지 지원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각각 연간 86억~103억 원씩 대응 투자를 한다. 총사업비는 최대 3,300억 원가량에 달하고, 주로 장학금과 기업 연구개발(R&D,)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기술 개발 등에 투입된다.”
-RIS에 거액의 예산을 들이는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지방은 소멸 위기에 봉착했다. 당장 사느냐 죽느냐가 지상과제다. 대학도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를 걱정한다. 지방이 살기 위해선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일자리는 기업활동에서 생긴다. 하지만 정작 상당수 지역 기업은 ‘사람이 없다’며 구인난을 호소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대학 교육과정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은 사업장을 수도권이나 해외로 옮긴다.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들도 타지로 떠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끊고, 지역산업과 경제발전을 견인하며, 인재 양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마중물로 삼자는 게 RIS 사업이다.“
-대학교육 혁신 방향은 어떻게 되나.
”대구·경북 혁신 대학을 구축하게 된다. 전문 지식과 협업 역량, 리더십을 갖춘 디지털융합 혁신 인재를 양성해 대구·경북 발전을 견인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육방식도 개방과 협업 형태로 과감히 전환하게 된다. 대학 간 학점교류, 교차 강의, 교수 학생 교류 등을 들 수 있다. 학칙개정 등 학사구조 개편도 필수다.“
-대구·경북 혁신대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운영되나.
”대구·경북 4년제 대학과 전문대 등 23개 대학이 참여한다. 경북대 등 7개 참여대학이 비교 우위가 있는 10개의 핵심 분야 전공교육과정 트랙을 주관하는 디지털융합학부를 운영한다. 개별 대학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선발 과정을 거쳐 3학년부터 이수하게 된다. 소속 대학과 상관 없이 원하는 트랙에 지원할 수 있다. 졸업하면 원소속 대학과 해당 트랙 주관대학 2개 대학 졸업장을 동시에 받는다. 영남대생이 경북대 졸업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학제가 다른 전문대학의 경우 마이스터고, 전문대, 4년제로 이어지는 트랙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 학생들에 대한 인센티브는.
”국가장학금 등을 받는 것과 별도로, 매달 50만 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와 셔틀버스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복수학위 취득도 쉽다. 무엇보다 지역 중견기업과 유망 강소기업이 함께 하고 있어 취업이 보장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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